美 다음 표적은 이라크?­…‘부시 경고’ 하루뒤 공습

  • 입력 2001년 11월 28일 18시 36분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중인 미국의 다음 표적은 이라크일까?

미국은 이번 이라크 공습이 ‘테러와의 전쟁’과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미 중부군 사령부도 “이라크의 위협에 대한 자위권 발동일 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은 지난달 14일 이라크 남부 비행금지구역에서 초계비행을 하다가 이번에 공습했던 곳을 폭격했고, 같은 달 23일에도 북부 비행금지구역내의 이라크 군기지를 공습한 바 있다.

그러나 군사전문가들은 미국이 이라크와 ‘전쟁을 일으킬 구실(Casus Belli)’을 찾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군의 공습시점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경고가 나온 지 하루 만이라는 점으로 볼 때 단순 공습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미국은 9·11 테러 이후 이라크에 대한 공격 가능성을 자주 시사해 왔다. 이라크가 테러의 배후라는 확증은 없지만 오사마 빈 라덴과 그의 테러 조직 알 카에다를 지원하는 테러 지원국가들 중의 하나라는 이유에서다.

지정학적으로 가장 손쉬운 공격대상이라는 점도 다음 목표가 이라크가 될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인구(2200만명)와 국토면적(43만㎢)이 모두 아프가니스탄보다 작은 데다 91년부터 비행금지구역이 설정돼 이라크군의 운신의 폭도 좁다. 이에 반해 테러훈련 캠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소말리아는 사회혼란으로 공격대상이 모호하며, 이란은 상대적으로 녹록하지 않은 상대다.

그러나 공격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테러 응징을 위한 국제적 연대가 깨질 가능성이 큰 데다 아랍국들의 반발 또한 클 것이기 때문이다. 아랍연맹도 28일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한다면 이는 더 이상 ‘테러와의 전쟁’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고 선언했다.

<하종대기자>orionh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