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윌리엄왕자의 대학생활 "특별대우 싫어요"

  • 입력 2001년 11월 26일 18시 40분


우아한 아름다움을 갖춘 고 다이애나 왕세자비를 더 닮아서일까. 아버지인 찰스 황태자보다 훨씬 미남이라는 평을 듣는 큰 아들 윌리엄 왕자(19·사진).

스코틀랜드에 있는 세인트 앤드루스대학 예술사학과 1학년인 그는 요즘 대학생활에 푹 빠져 있다.

피플지 최근호에 따르면 윌리엄 왕자는 지금까지 이 대학의 까다로운 코스를 성공적으로 통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캠퍼스 내에서도 특별 대우를 받는 것을 크게 꺼리고 있다. ‘왕자님’이라는 호칭으로 불리는 것도, 캠퍼스를 떠나 따로 숙소를 마련하는 것도 싫어한다.

찰스 황태자는 이런 아들의 안전을 늘 염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월 중순 “탄저균이 포함돼 있다”는 거짓 협박이 담긴 우편물이 학교로 배달되자 우려는 더욱 커졌다.

윌리엄 왕자는 아버지와 달리 공부벌레 스타일.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하고 친구들과 강의 노트를 바꿔보며 시험을 준비한다.

지금까지 어떤 사교클럽에도 가입하지 않았다. 이 문제에 대한 뚜렷한 소신이 돋보인다.

“출신이나 배경을 보고 친구들을 사귀고 싶지 않다. 그 사람의 됨됨이와 나와 잘 어울릴 수 있는지의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

윌리엄 왕자의 이 같은 판단에는 아버지의 ‘시행착오’도 고려됐다. 정치적, 사회적 격동기인 60년대에 케임브리지대에 다녔던 찰스 황태자는 당시 연극클럽에 가입함으로써 동기생들로부터 ‘경박한 사람’으로 비하됐고 결과적으로 외로운 대학시절을 보냈다.

당초 윌리엄 왕자가 영국 내 명문대 10위권안에 드는 것은 사실이나 지명도가 덜한 이 작은 학교를 택한 것은 스코틀랜드와의 관계개선을 위한 왕실의 ‘배려’라는 시각도 있지만 보다 가족적인 분위기를 원했던 본인의 의사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선배들이 1학년 후배들과 결연하고 수강신청에서 학사 고민까지 보호자 기능을 해주는 학교 시스템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김현진기자>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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