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뉴욕 소방관들… 희생자 발굴인원 축소 반발 시위

  • 입력 2001년 11월 4일 17시 48분


뉴욕 세계무역센터(WTC) 테러 참사 현장에서 함께 구호작업을 벌여온 뉴욕의 소방관들과 경찰관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져 경찰을 폭행한 소방관 10명이 입건되는 불상사가 생겼다.

수백명의 뉴욕 소방관들은 2일 루돌프 줄리아니 시장이 테러 현장에서 시신 발굴작업 중인 소방대원 숫자를 64명에서 25명으로 줄이도록 한 데 반발해 뉴욕 시청 주변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소방관들은 테러 희생자 구조과정에서 동료 343명이 매몰된 것으로 추정하고 이들의 시신이라도 찾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지금까지 12구의 시신밖에 찾아내지 못했다. 그런데도 시장이 구조작업에 투입된 소방대원 숫자를 줄이도록 하자 참지 못하고 뛰쳐나온 것.

이들은 숨진 동료들을 가족들의 품으로 보내라 는 구호를 외치다 감정이 격해지면서 이를 제지하는 경찰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바리케이드가 무너지고 일부 소방관들이 경찰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줄리아니 시장은 소방관들의 심정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소방관들이 시신 발굴작업을 계속하는 것은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판단에 따라 소방관 수를 줄이도록 한 것 이라고 설명했다.

미 언론들은 부진한 시신 발굴작업으로 인해 아무도 원치 않았던 상황이 발생했다 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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