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1년 10월 14일 23시 04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수상한 우편 식별-처리요령
▽우편 당국 긴장〓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14일 전국 우체국에 ‘위해(危害) 우편물 식별 및 처리요령’을 내려보냈다. 또 평상시와 달리 일요일인 이날에도 국제우편과 직원들이 나와 미국 상황을 체크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수상한 우편물은 열지 말고 격리된 곳에 보관한 후 인근 경찰서나 관계 당국에 신고하고 가루가 발견되면 우편물을 밀봉된 비닐봉지에 넣어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상한 우편물은 △모르는 사람이 보낸 것이거나 발신자 주소가 없고 △발송주소와 다른 지역의 우체국 소인이 찍혔으며 △겉봉에 ‘대외비’ 등이 적혀 있고 △이상한 냄새가 나거나 얼룩이 있고 △비닐 등으로 이중 포장된 경우 등이다.
우정사업본부 국제우편과 장명수 사무관은 “미국에서는 의심스러운 우편물의 유형을 안내하자 각 직장과 가정에서 정상적인 우편물 수취를 거부하는 등 과민 반응을 보이고 탄저병 관련 장난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모방 범죄를 경계했다.
미군 행낭 보안검색 강화…소포 반드시 장갑끼고 개봉
▽탄저병 테러 공포〓주한 미대사관과 미8군사령부는 군사행낭과 외교행낭 등 우편물에 대해 보안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미8군의 경우 인천공항 미8군 세관사무소→미8군 헌병대→군부대 우체국 등의 단계마다 금속탐지기와 X선 검색을 거치도록 하고 있다. 특히 군부대 우편담당자에게는 의심이 가는 우편물에 대해 직접 검사를 하도록 지시했다.
미군 기지 근무자와 가족들에게는 최근 ‘소포가 오면 반드시 장갑을 끼고 개봉하고, 피부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라’는 안전지침이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13일 오전 서울 용산구 C호텔 앞길에서 미8군 병사들이 조깅을 하며 뒤따르는 사람이 길을 잃지 않도록 뿌린 밀가루를 수상히 여긴 시민의 신고로 군경이 긴급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사는 주부 김소연씨(31)는 “수만명의 주한 미군이 있는 데다 대치 중인 북한이란 존재가 있어 우리나라도 결코 ‘테러안전국’이 아니다”면서 “집으로 오는 편지나 소포를 뜯을 때 나도 모르게 떨린다”고 말했다.
서울시 소방방재본부 이승환 교수는 “방독면이 거의 보급되지 않은 상황에서 생화학 테러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긴급상황 발생시 현장에서 빨리 대피하는 등의 대처 요령을 알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호갑기자>gd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