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탄저병환자 속출…5명 또 발생

  • 입력 2001년 10월 14일 18시 11분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조직인 알 카에다가 미국과 영국에 대해 추가 항공기 테러를 위협하고 나선 가운데 미국에서는 탄저병 환자가 속출하면서 당국의 추가 테러 경고까지 나오는 등 테러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알 카에다는 14일 카타르 위성방송 알 자지라를 통해 발표한 대변인 성명에서 “미국과 영국이 팔레스타인 땅에서 유대인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고 이라크에 대한 제재를 철회하지 않는 한 항공기 폭풍은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며 추가 항공기 테러 위협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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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미 정부 고위 관리들은 미국과 해외의 정보기관 및 사법당국들이 입수한 새로운 정보들을 토대로 이르면 14일 미국과 해외 거주 미국인에게 추가 테러가 발생할 수 있다고 13일 경고했다고 미 뉴욕타임스지가 보도했다.

탄저병 환자가 뉴욕 등 다른 지역에서도 발생한 데다 처음 발생했던 플로리다주의 아메리칸 미디어사의 경우 13일 또다시 직원 5명에게서 탄저균 양성반응이 나옴에 따라 ‘탄저병 테러’에 대한 공포가 미국은 물론 다른 나라로도 확산되고 있다.

케니 귄 미 네바다주 지사는 말레이시아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사 네바다주 리노 사무실로 반송돼온 우편물에 대한 3차 검사 결과 탄저균 양성반응이 나와 이 회사 직원들의 감염 여부를 조사중이라고 13일 밝혔다.

5일 이후 지금까지 모두 9명의 탄저균 양성반응자가 나와 이 가운데 1명이 숨졌다.

탄저병과 추가 테러에 대한 공포감이 커지자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13일 주례 라디오 연설을 통해 “수많은 국민이 불안에 떠는 것을 이해한다”며 “그러나 “정부는 결연한 의지를 갖고 빈틈없는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면서 국민에게 동요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미국은 탄저균 감염이 테러용의자 빈 라덴과 관련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존 애슈크로프트 미 법무장관이 14일 CBS방송과의 회견에서 밝혔다.

플로리다주와 뉴욕시의 또 탄저병 환자 발생 사건을 수사중인 미 수사관들은 이번 사건이 테러의 특징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보고 있으며 이라크를 ‘주 용의자’로 주목하고 있다고 영국의 일요판 신문인 옵서버가 14일 보도했다.

이 같은 수사관들의 의문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9·11테러에 간접적으로 연루돼 있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는 미 행정부 내 강경파들의 주장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영국의 선데이타임스지는 이날 빈 라덴의 추종자들이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 청산가리를 이용해 테러를 벌이려는 계획을 세웠으나 중심 인물인 리비아인이 10일 독일 뮌헨에서 체포되는 바람에 무산됐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또 빈 라덴이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에 핵 물질을 뿌릴 수 있는 이른바 ‘더러운 폭탄(저급 핵폭탄)’을 제조하려 했다는 증거가 포착돼 영국 수사기관과 정보기관들이 수사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은 13일 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의 군사시설과 공항 등에 대한 야간공습을 한 데 이어 14일에는 칸다하르의 탈레반 거점들에 대한 주간공습을 계속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이슬라마바드〓이종환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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