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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9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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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탈레반 대변인 하미드 울라흐는 AFP통신과 전화회견 중 “여러 대의 비행기가 칸다하르 상공을 지나고 있고 지금 막 탈레반의 대공포가 비행기를 향해 불을 뿜었다”고 전했다.
미국의 공격에 대해 탈레반 정권은 전면적인 게릴라전을 이끌며 강력히 저항할 것이라고 8일 밝혔다.
탈레반은 1차공습 후 내각 비상회의를 소집, 미국 등의 공격에 대한 반격을 결정하고 미국이 원하는 테러 용의자 오사마 빈 라덴을 보호한다는 군부 정책이 바뀔 가능성이 없음을 재확인했다. 회의에서는 병력배치를 강화하는 동시에 미국의 추가공습에 앞서 수도 카불 주민들에게 등화관제를 명령했다.
모하마드 하산 탈레반 각료회의 부의장은 “아프간인들은 어려운 임무에 익숙하다”면서 “그들은 결코 지하드(성전) 정신을 잃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압둘 살람 자에프 파키스탄 주재 탈레반 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밤 공습은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공격일 뿐만 아니라 이슬람 세계 전체에 대한 테러공격”이라면서 “미국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가혹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빈 라덴이 테러를 자행했으며 탈레반이 테러범을 보호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이슬람 세계를 공격하기 위한 구실에 불과하다”면서 “탈레반은 어떤 테러행위와도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자에프 대사의 기자회견은 이슬라마바드 대사관가(街)에 있는 관저에서 열리고 있는데 아프가니스탄의 유일한 공식 발표창구여서 회견 때마다 기자들이 200명 이상 몰린다.
자에프 대사는 CNN방송의 래리킹 라이브 시간에 화상인터뷰 방식으로 출연해 유창한 영어실력을 선보이기도 했지만 기자회견 때는 꼭 통역을 옆에 두고 본인은 아프가니스탄 언어인 파슈토어로 말한다. 자에프 대사는 CNN이 탈레반 지도자인 모하마드 오마르와 와킬 아흐메드 무타와킬 외무장관과 함께 ‘탈레반의 주요한 세 명의 인물’로 꼽았을 정도의 탈레반 실력자.
한편 탈레반 측은 “미국이 탈레반에 빈 라덴을 인도하도록 납득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협상뿐”이라고 말해 협상의 여지가 여전히 남아있음을 내비쳤다.
아프가니스탄에 잠입 취재하다 붙잡혀 11일간 억류됐던 영국 선데이익스프레스의 이본 리들리 기자(43)는 8일 저녁 토르크햄 국경을 통해 파키스탄에 신병이 넘겨졌다고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홍권희기자·이슬라마바드(파키스탄)〓이종환특파원>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