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프가니스탄 공습

  • 입력 2001년 10월 8일 15시 38분


미국과 영국은 7일 뉴욕과 워싱턴에 대한 사상 최악의 테러공격에 대응, 아프가니스탄 내 탈레반 정권의 군사시설과 오사마 빈라덴의 테러리스트 훈련캠프에 대한 군사행동을 개시했다. 이날 미국은 3차례에 걸쳐 수도 카불을 포함, 아프간 내 군사시설에 대한 공습을 진행했다.

미국과 영국 연합군은 아프가니스탄 주변을 배치된 항공모함 전단의 미사일과전투기를 동원, 아프간 수도 카불과 탈레반정권의 정신적 거점인 칸다하르 등 주요도시의 공항을 주요 목표로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3차례에 걸친 공격으로 탈레반 군사시설이 파괴 됐으며 사상자 수도 20여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군사작전 개시" 발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공습 직후 테러전쟁의 일환으로 미국과 영국군이 아프가니스탄 내 테러조직과 탈레반 정권의 군사력에 대한 공습과 미사일 공격을 개시했다고 발표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전국에 TV 중계된 연설을 통해 "미군이 나의 명령에 따라 알-카에다 테러리스트 훈련캠프와 아프가니스탄 내 탈레반 정권의 군사시설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영국군의 이날 공격은 부시 대통령이 지난 주말 탈레반 정권에 대해 "시간이 끝나간다"고 경고하면서 충돌을 회피하기 위한 탈레반측의 협상제의를 거부한 후 시작된 것이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미국의 요청에 따라 영국의 미사일 장착 잠수함과 정찰기 등이 아프간 집권 탈레반의 군사시설과 테러캠프 공격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히고 "영국의 전폭기들도 향후 수일 내에 작전에 합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폭격기-순항 미사일로 공격

미 국방부는 미국과 영국군이 미군의 최신예 항공기를 동원해 아프간 내 테러리스트 목표물에 대해 50기의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리처드 마이어스 미 합참의장은 "카불이 어둠에 싸인 7일 밤 11시 공군기지와항공모함에서 이륙한 폭격기 15대와 공습기 25대가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이번 공격은 탈레반 정권과 알-카에다에 대한 계속적인 전투작전의 초기단계"라고 말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국방부 브리핑에서 "이번 공격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며 "이번 공격에서 미국 항공기가 손상됐다는 어떤 징후도 없다"고 말했다.

마이어스 합참의장은 "이번 공격에는 B-1과 B-2, B-52 폭격기와 이 지역의 군함, 잠수함 등이 동원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공습의 초기 목표는 대공방어망을 무력화시키고 탈레반군용기들을 모두 파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연합군이 이미 인도주의 보급품을 아프간 국민에게 공중 투하하고 있으며 첫날에는 3만7500명 분을 투하할 것"이라며 "우리는 알-카에다를 반대하는 아프간 국민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사상자 20여명…탈레반 "민간인 희생자 있다"

7일 본격 전개된 미국과 영국의 아프가니스탄에대한 보복공격으로 수도 카불에서 20명 이상이 숨졌다고 아프간이슬람통신(AIP)이 8일 보도했다.

통신은 카불 공항에 인접한 카사바 카나에서 10명이 사망했으며, 국영 라디오방송인 샤리아트 사무실 인근에서도 1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통신은 사망자가 민간인인지 집권 탈레반군 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은 채 "희생자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탈레반측에서는 AP통신과의 회견을 통해 "민간인 다수가 사망했고 (카불 등에 대한) 공격은 매우 엄청난 규모였다"고 밝혔다. 탈레반 자이프 대사는 민간인 사망자가 몇명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이같은 정보의 출처를 밝히지 않았으며 사망자들이 발생한 지역도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국내외 증시 비교적 안정

미국의 테러보복 전쟁 개시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이 큰 동요없이 비교적 안정세를 보였다.

8일 주식시장은 거래소와 코스닥 모두 테러보복전쟁 여파로 내림세로 출발했으나 이미 예견된 사안인데다 그동안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는 투자자들의 인식으로충격이 크지 않은 모습이다.

거래소시장의 종합주가지수는 지난주말에 비해 4.69포인트 빠진 497.23으로 시작한 뒤 하락폭이 약간 확대돼 5.79포인트(1.15%) 떨어진 496.13으로 마감됐다.

코스닥 역시 지난 주말에 비해 1.18포인트 내린 52.89로 개장했으나 내림세가둔화돼 0.52포인트(0.96%) 하락한 53.55를 기록했다.

금호석유.한국석유.미창석유 등 석유주와 금광주인 영풍산업이 테러보복전쟁 개시 영향으로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정부 수출 금융.수출 보험 지원 확대

정부는 미국의 테러보복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항공업계의 경영난을 덜어주기 위해 항공료를 올리는 등 각종 지원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미국과 중동지역 수출기업에 대한 수출 금융 및 보험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는 8일 오후 3시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진념(陳稔)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 등 경제부처 장관, 김각중(金珏中)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등 경제단체장이 참석한 가운데 민관 합동 비상경제대책회의를 갖고 미 보복전쟁 개시 이후의 경제동향과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정부는 항공업계 지원을 위해서 항공사의 자구노력을 전제로 7천억원에 이르는회사채와 기업어음(CP)의 만기 연장, 항공유에 붙는 특별소비세의 한시적 면제 등을검토중이며, 사태 악화때는 항공료를 인상할 계획이다.

또 미국과 중동지역 수출에 대한 금융 및 보험 지원을 확대하고 중동에 진출한근로자의 안전과 이 지역을 오가는 선박 등의 수송안정 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정부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금리를 신축적으로 운용하고 환율 급등락때 외환보유고를 푸는 등 긴급 안정조치를 발동하기로 했다.

내수진작을 위해서는 5조1000억원의 1차 추경예산을 연내에 집행하고 불용예산 2조원으로 2차 추경을 편성해 빠르면 이번주중 국회의 동의를 구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밖에 ▲충분한 유동성 공급 ▲기업.금융 규제완화 및 서비스업 활성화▲공공근로 확대 및 자영업 창업 지원 ▲사회간접자본(SOC) 시설 투자 확대 및 주택건설 촉진 등의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연합=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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