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美지원 자위대 파병"…무기 제공 위헌 논란

  • 입력 2001년 9월 20일 18시 47분


일본이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자위대를 파병키로 결정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19일 밤 기자회견을 갖고 “미군의 의료 수송 보급 등을 도울 목적으로 자위대를 파견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시급히 강구한다”며 자위대 파병 방침을 밝혔다. 비록 후방지원에만 참여한다고는 하지만 일본 자위대가 전쟁을 위해 파병되는 것은 제2차 세계대전 패전이후 처음이다.

일본 정부가 마련한 자위대 파병 관련 새 법률안에는 무기와 탄약을 제공하고, 발진준비중인 항공기의 급유 및 정비도 도울 수 있다고 되어 있어 일본이 미국이 주도할 전투에 참여하는 것과 다름없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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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위대 파병추진 의미

게다가 해상 자위대는 정보수집 차원으로 파견하는 미사일 장착 이지스함에 21일 가나가와(神奈川)현 요코스카(橫須賀)항에서 인도양으로 출항하는 미 제7함대 항모 키티호크를 호위하는 임무를 맡길 예정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순수한 정보수집을 위해 자위함을 파견하는 것은 문제가 없으나 공격임무를 띤 미 항모를 호위하는 것은 일본 헌법이 금지하고 있는 ‘집단적 자위권’의 행사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번 자위대 파병은 그동안 자위대의 활동을 제약해 왔던 각종 금기사항을 한꺼번에 제거함으로써 자위대의 활동영역을 크게 넓힐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91년 걸프전때는 130억달러의 전비를 지원하고 전쟁 막바지에 소해정(기뢰제거 선박)을 파견하는데 그쳤다.

고이즈미 총리는 늦어도 내주초까지는 미국을 방문해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일본의 미국 지원방안을 설명할 예정이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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