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러응징 장기전"…체니 "암살 등 더러운 전쟁도 불사"

  • 입력 2001년 9월 17일 18시 18분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에 오사마 빈 라덴을 넘겨 주도록 최후통첩을 보내는 한편 조지 W 부시 대통령 등 지도자들이 나서 일제히 이번 테러와의 전쟁이 장기전이 될 것이라고 선언하는 등 테러범과 테러 배후 세력을 근절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천명했다. 부시 대통령은 17일 백악관에서 국방부 지휘부 인사들과 전략회의를 갖고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종합적인 응징 대책과 중장기적인 대(對)테러전쟁 방안, 빈 라덴 색출작전, 국민안전 확보 방안 등을 집중 논의했다.

부시 대통령은 “테러와의 전쟁인 이번 성전(crusade)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악을 행하는 자들의 세상을 제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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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부시 대통령은 16일 딕 체니 부통령, 콜린 파월 국무장관 등과 이날 국가안보회의를 갖고 테러와의 전쟁을 과거의 정규전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장기전으로 이끌어 갈 것임을 다짐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 BBC방송은 부시 행정부 고위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의 대(對) 테러 전쟁은 아프가니스탄뿐만 아니라 최대 60개국이 목표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은 빈 라덴의 범행 부인 성명 발표에 대해 “그는 가장 유력한 용의자이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일축했다.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도 17일 미국 이외 국가로는 처음으로 영국 정보 당국의 보고서를 인용해 빈 라덴이 테러의 주요 용의자라고 밝혔다.

체니 부통령은 NBC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테러와의 전쟁을 위해 군사적 공격과 병행해 암살공작 같은 ‘더러운 전쟁(dirty war)’도 불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파키스탄을 통해 아프가니스탄에 사흘 안에 빈 라덴의 신병을 인도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이번 주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를 러시아에 보내 아프가니스탄 공격에 필요한 지원을 요청할 예정이어서 공격개시는 빨라야 이번 주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프가니스탄 집권 탈레반의 최고 지도자인 모하마드 오마르는 17일 파키스탄 대표단과 협상을 마친 뒤 18일 카불에서 열릴 예정인 종교지도자회의에서 빈 라덴의 신병 인도를 둘러싼 위기에 대한 결정을 내릴 것임을 밝혔다고 아프가니스탄 관영 라디오가 보도했다.

탈레반은 이날 모든 국가 항공기의 아프가니스탄 영공 통과 금지조치를 내리고 영공을 통과하는 모든 항공기를 공격하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17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테러에 대비해) 핵시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해 줄 것”을 요청했으며 이에 따라 IAEA는 전세계 핵발전소 등에 대한 보안조치 강화에 들어갔다.

<이진녕기자·워싱턴〓한기흥특파원>jinn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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