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산케이신문은 현지에서 북부동맹을 취재중인 프리랜서 카메라맨이 위성전화로 알려온 내용을 16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북부동맹측은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테러범 소굴’로 여기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지만 미국이 보복공격을 개시하면 탈레반과 오사마 빈 라덴 세력을 밀어낼 절호의 기회로 삼을 생각이라는 것이다. 북부동맹 총사령부는 미군의 작전 개시와 동시에 일거에 공세로 전환해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까지 밀고 들어갈 채비를 하면서 현재 미군과 긴밀히 연락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이 카메라맨이 전해왔다.
북부동맹은 최근 전 국방장관인 아마드 샤 마수드 총사령관(49·사진)이 자살테러로 숨져 지휘계통에 상당한 혼란을 겪고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마수드 총사령관은 9일 벨기에 여권을 소지한 채 TV취재진으로 위장한 아랍인을 만나 인터뷰를 하다 카메라에 내장된 폭탄이 터져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테러에 대해 현지 관계자들은 “미국이 보복공격을 할 때 북부동맹의 협공 가능성을 우려한 탈레반과 빈 라덴측이 저지른 일이 틀림없다”고 말하고 있다.
민족과 종파가 다른 5개 세력을 강력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통솔해온 마수드 총사령관이 숨짐에 따라 반군의 분열과 전투력 저하가 예상돼 보복공격을 앞둔 미국은 큰 손실을 보게 됐다. 마수드 사령관은 최근 인접국인 타지키스탄 이란 인도 러시아 등으로부터 군사원조 약속을 받아내고 대량의 무기와 탄약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