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대항 ‘북부동맹’ 대규모 반격태세

  • 입력 2001년 9월 16일 19시 02분


미국의 대대적인 보복 공격이 임박한 가운데 아프가니스탄의 집권 탈레반 세력과 내전을 벌여온 ‘북부동맹’ 반군이 대대적인 반격 태세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현지에서 북부동맹을 취재중인 프리랜서 카메라맨이 위성전화로 알려온 내용을 16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북부동맹측은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테러범 소굴’로 여기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지만 미국이 보복공격을 개시하면 탈레반과 오사마 빈 라덴 세력을 밀어낼 절호의 기회로 삼을 생각이라는 것이다. 북부동맹 총사령부는 미군의 작전 개시와 동시에 일거에 공세로 전환해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까지 밀고 들어갈 채비를 하면서 현재 미군과 긴밀히 연락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이 카메라맨이 전해왔다.

북부동맹은 최근 전 국방장관인 아마드 샤 마수드 총사령관(49·사진)이 자살테러로 숨져 지휘계통에 상당한 혼란을 겪고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마수드 총사령관은 9일 벨기에 여권을 소지한 채 TV취재진으로 위장한 아랍인을 만나 인터뷰를 하다 카메라에 내장된 폭탄이 터져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테러에 대해 현지 관계자들은 “미국이 보복공격을 할 때 북부동맹의 협공 가능성을 우려한 탈레반과 빈 라덴측이 저지른 일이 틀림없다”고 말하고 있다.

민족과 종파가 다른 5개 세력을 강력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통솔해온 마수드 총사령관이 숨짐에 따라 반군의 분열과 전투력 저하가 예상돼 보복공격을 앞둔 미국은 큰 손실을 보게 됐다. 마수드 사령관은 최근 인접국인 타지키스탄 이란 인도 러시아 등으로부터 군사원조 약속을 받아내고 대량의 무기와 탄약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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