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응징 전쟁]"식사용 나이프도 싣지 말라"

  • 입력 2001년 9월 16일 18시 57분


국내외 공항과 항공사들이 보안 검색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공중 납치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의지다. 미국도 연방항공청(FAA)을 통해 전 세계 공항과 항공사에 보안 검색 강화를 요청했다.

▽기내식도 잘라서〓FAA는 미국에서 출발하는 항공기에 실릴 기내식을 승객들이 적당히 먹을 수 있는 크기로 잘라 싣도록 했다. 식사용 나이프가 돌연 항공기 납치에 흉기로 이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15일 미국에서 한국으로 출발한 항공기의 기내식은 승객들이 쉽게 먹을 수 있는 가로 세로 각각 2㎝ 크기로 제공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미국행 항공기 내에서 쇠나이프 대신 1회용 플라스틱나이프를 쓰도록 했다.

▽‘흉기 돌변’ 가능 도구는 금물〓칼은 길이와 종류에 관계없이 기내 반입이 금지됐다. 장식용과 호신용 주머니칼은 물론 조종실의 서류 정리용 가위도 가져갈 수 없다. 골프 퍼터도 금지 품목에 추가됐다.

▽수하물 검색은 이중으로〓미국행의 경우 보세구역 입구 뿐만 아니라 탑승구 앞에서도 수하물에 대한 개봉 검색이 실시되고 있다. 미국행 승객은 출발 3시간반 전에 공항에 도착하는 것이 좋다. 인천공항 보안당국은 테러리스트들이 환승구역이나 보세구역에서 폭발물이나 무기를 건네 받아 탑승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승객은 출발 40분전에 탑승구 앞에서 대기해야 한다.

▽조종실 보안 강화〓이번 참사의 경우 납치 초기에 조종실이 점령돼 피해가 컸다고 보고 있다. 현재 미국 국내선의 조종실은 커튼으로 객실과 구분하고 있을 정도다. 이제 미국 항공사들은 국내선에 조종실 출입문을 설치, 승무원과 조종사들이 암호를 통해 의사를 교환한 후에야 열도록 할 방침이다.

▽보안 승무원 탑승〓유럽연합(EU)은 이스라엘의 엘 알 항공사와 같이 비밀 무장경비원을 모든 여객기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15일자로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14일 밤 열린 EU 수송장관회담에서 이를 논의했다. 엘 알 항공사의 비밀무장경비원들은 승객은 보호하면서 납치범만을 사살하는 특수훈련을 받은 사람들이다.

<송진흡기자>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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