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反테러 다국적軍 추진…NATO이어 러-中등 참여의사

입력 2001-09-14 18:41수정 2009-09-19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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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연쇄테러에 대한 군사적 보복을 위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은 물론 공격대상인 아프가니스탄의 이웃 파키스탄 등 여러 나라들을 끌어들여 ‘반테러 다국적군’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테러를 미국이라는 한 나라가 아니라 인류 전체에 대한 비열한 공격으로 간주, 91년 걸프전에 참전했던 다국적군 형태의 연합작전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NATO는 이미 NATO조약 5조를 적용하겠다고 결정, 미국이 공격에 나설 경우 동참할 것임을 천명했다. NATO 공동방위조약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5조는 이른바 ‘원 포 올, 올 포 원(one for all, all for one)’조항으로 불린다. NATO 19개 회원국 중 1개국가라도 외부로부터 공격을 받을 경우 회원국 전체가 무력개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1949년 NATO 설립 때부터 제정됐으나 지금까지 한번도 실제 적용된 적은 없었다. NATO가 이러한 조항까지 들고 나온 것은 이번 연쇄테러의 피해자가 미국만이 아니라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실제로 영국 등 많은 NATO 회원국들이 이번 테러로 자국민을 잃는 피해를 보았다.

미국도 단독으로 대규모 군사작전을 감행할 경우 직면할 수밖에 없는 인도주의적 비난과 실패에 대한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NATO가 참여하는 다국적군 결성이 필요하다.

미국의 이런 구상에는 심지어 미국의 대외정책과 해외 군사개입에 비판적이었던 중국정부도 NATO만의 결정이 아니라 유엔의 합의하에 이뤄질 경우 참여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러시아도 테러와의 싸움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탈레반을 지원해온 파키스탄도 미국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힌 뒤 미국과 구체적인 지원방안에 대해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 이밖에 불가리아 일본 등도 미국의 대테러전쟁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영국의 가디언지는 13일 “이번 테러사건의 배후로 떠오른 빈 라덴이 진범이라는 증거가 나올 경우 NATO는 그에게 피신처를 제공중인 아프가니스탄에 대규모 공격을 가할 긴급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익명의 NATO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공격에 동원될 병력은 수만명에 이르게 될 것이며 코소보에 투입된 병력수준과 맞먹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NATO회원국 중에서도 특히 영국과 프랑스 등은 즉각적인 군사력 동원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13일 이번 연쇄테러에 대한 비난성명을 발표하며 미국의 군사보복 공격에 동참할 것이냐는 질문에 “범인이 밝혀진다면 전폭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도 영국은 미국의 반테러 전쟁에 동참할 군사력이 준비된 상태에 있으며 어떠한 미국의 군사적 보복공격도 지지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잭 스트로 영국 내무장관은 이번 연쇄테러로 수백명의 영국인이 목숨을 잃었다며 임박한 보복조치에 대비해 군에 경계령을 내린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NATO가 미국의 군사응징에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으로 개입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NATO가 5조를 적용하기 위해선 우선 이번 테러가 외부세력의 소행이라는 것이 분명하게 밝혀져야 한다. 또 회원국이 모두 군사력을 동원할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다. NATO회원국인 노르웨이는 “전쟁을 치를 상황이 아니며 전쟁에 개입하고 싶지 않다”며 직접적 군사개입의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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