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노동黨首 선거…국회의장 근소한 差 앞서

  • 입력 2001년 9월 5일 19시 01분


리쿠드당과 함께 이스라엘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노동당 당수 선거(4일)에서 5일 오전 현재 99% 개표 결과 아브라함 부르그 국회의장(46)이 베냐민 벤 엘리저 국방장관(65)을 근소한 차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라엘 군 라디오방송은 5일 “아직 1800여표가 개표되지 않은 상황에서 부르그 후보가 벤 엘리저 후보를 약 1000표 가량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선거관리위원장인 에피 스텐즐러는 “표 차가 근소해 최종 결과는 개표가 완료된 뒤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후보가 치열한 경합을 벌인 이번 선거는 누가 승리하느냐에 따라 리쿠드당 소속의 아리엘 샤론 총리가 이끄는 연립정부의 장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강경파인 벤 엘리저 후보가 승리할 경우 연립정부는 계속 유지될 것이지만 온건파인 부르그 후보가 이기면 노동당은 연정에서 탈퇴할 가능성이 높다.

노동당 소속인 시몬 페레스 외무장관과 요시 베일린 전 법무장관 등의 지지를 받고 있는 부르그 후보는 샤론 총리의 대(對) 팔레스타인 강경 정책에 비판적이며 평화협상을 지지하고 있다.

새로 선출되는 당수는 이변이 없는 한 2003년 총선에서 노동당의 총리 후보로 출마하게 된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는 11만7000여명의 당원 가운데 50%를 겨우 넘는 6만여명만이 참여해 누가 당선되더라도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높다. 일간 마리브지는 “두 후보 모두 노동당의 지도자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며 “이번 선거는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기이한 선거”라고 말했다. 노동당은 에후드 바라크 전 총리가 올 2월 총리 선거에서 패배해 사퇴한 뒤 현재 당수가 공석 상태이며 임시로 페레스 장관이 이끄는 비공식 관리체제로 운영돼 왔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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