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日서 새교과서 "채택-반대" 공방

  • 입력 2001년 6월 24일 18시 42분


내년 4월부터 일본 중학교에서 사용되는 각종 교과서의 채택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교과서 전시회가 22일부터 일본 각지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이번 전시회는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하 모임)이 쓴 중학교 역사 및 공민교과서 때문에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교과서 전시회를 시작으로 채택률을 높이려는 모임측과 이에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채택 일정〓이번 전시회는 전국 482개 지구별로 2주간 열린다. 일본의 시정촌(市町村)은 3224개지만 일부 시정촌은 인접 시정촌과 합동으로 교과서를 채택하기도 한다. 교과서 채택권한은 시정촌 교육위원들이 갖고 있다. 이들은 8월 15일까지 교과서 채택결과를 문부과학성에 보고해야 한다. 7월 중순경이면 대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활동〓시민 2044명과 105개 시민단체는 21일자 아사히신문에 ‘교과서가 핀치에 몰려있다’라는 제목의 전면광고를 게재하고 모임 교과서 채택에 반대했다.

국립대인 홋카이도(北海道) 교육대 미카미 가쓰오(三上勝夫)교수 등 교수 및 학자 29명은 홋카이도 내 시정촌 교육위원회에 “모임교과서가 채택되지 않도록 양식 있는 판단을 기대한다”는 서한을 보냈다. 도쿄(東京) 스미나미(杉竝)구에서는 ‘모임교과서 채택에 반대하는 부모’라는 단체가 6000여명의 서명을 받아 27일 구 교육위원회에 전달한다.

또한 모임 교과서 반대활동을 벌여왔던 학자들은 최근 잇따라 모임교과서 비판서적을 출간해서 시민들의 비판의식을 환기시키고 있다.

▽모임측 활동〓모임측은 교과서 시판을 강행한 결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당초 목표로 한 10%의 채택률 달성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또 자신들의 외곽단체인 ‘교과서개선연락협의회’를 통해 시정촌의회 및 교육위원들을 상대로 한 선전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가나가와(神奈川)현 의회에서는 일부 의원이 현내 중학교가 모임교과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는 내용의 결의문 채택을 추진하고 있다.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도쿄도지사는 교장회 등을 소집해 “교사들이 교과서를 결정하지 못하도록 하라”고 말하는 등 모임측을 강력히 지원하고 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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