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과 신뢰관계 구축 중요”…日신임 외상―문부상 밝혀

  • 입력 2001년 4월 27일 23시 42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27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중국 한국 등과는 교과서 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고 인정한 뒤 “끈질긴 접촉을 통해 우리의 처지를 이해시키고 상대방을 이해함으로써 관계개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야스쿠니(靖國)신사참배와 헌법개정 움직임에 아시아국가들이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며 대(對)아시아관을 묻는 질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일제의 식민지배와 역사인식에 대해서도 “과거에 대한 반성과 동시에 우호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일본이 국제적으로 고립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해 취임 전의 강경한 주장에서 한 걸음 물러선 자세를 취했다.

한편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 신임 일본 외상은 이날 역사교과서 문제 등 주변국과의 현안에 대해 “국민이 서로 납득할 수 있는 관계를 유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첫 각의를 마치고 이날 새벽 외무성에 들른 다나카 외상은 출입기자들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역사교과서와 리덩후이(李登輝) 전 대만 총통에 대한 입국비자 발급 등으로 비롯된 한일, 중일의 불편한 관계에 대해 “2국간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도야마 아쓰코(遠山敦子) 문부과학상은 “교과서 검정은 ‘근린제국 조항’을 고려해 엄정하게 이뤄졌다는 점을 이웃국가들이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야마 문부상은 한국측의 재수정 요구에 대해서는 “합격 후 검정은 제도상 있을 수 없지만 우선 의견을 들어본 다음 대응방안을 검토하겠다”며 “앞으로 이 문제는 외무성과 협력해 신중히 처리하겠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의 발언은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전 외상과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전 문부상의 방침을 그대로 따르면서 단지 표현만을 완화한 것이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