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협상 생산적" 中"일정 재조정"…양측대표 견해차 못좁혀

  • 입력 2001년 4월 19일 18시 52분


미국과 중국 군용기 충돌사건 해결을 위한 중미간 협상이 18, 19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렸으나 △미군 정찰기 반환문제 △충돌사건의 책임소재 등에 관한 견해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

중국 외교부 장치웨(章啓月)대변인은 19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번 협상에서 양측은 각자의 견해를 확인했으며 내일 협상은 없을 것”이라며 “양측이 외교채널을 통해 다음 협상 일정을 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변인은 하이난(海南)섬에 억류중인 미 정찰기의 파손된 부분을 찍은 비디오 등을 공개하면서 “이번 사건 발생의 책임은 전적으로 미군 정찰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발표와는 달리 미 대표단 단장인 피터 버거 미 국방부 부차관은 “협상이 아주 생산적(very productive)이었다”고 밝혔다.

이날 협상은 오전 11시(한국시간 정오)부터 2시간반 가량 중국 외교부 청사에서 열렸다.

소식통들은 이날 협상에서도 전날과 마찬가지로 미국측은 정찰기 반환에 비중을 둔 반면 중국측은 미국측에 책임이 있다며 미군기의 정찰활동 중지를 강조해 견해차이가 좁혀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국은 첫날 협상이 성과 없이 끝난 뒤 중국측이 비생산적인 자세로 임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중국측 태도에 변화가 없으면 협상을 계속하지 않을 것이라고 위협했었다.

이어 19일 오전 조지프 프루허 중국주재 미국대사가 중국 외교부를 방문해 진지하고 생산적인 자세를 촉구하고 미국측의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이날 협상 시작에 앞서 버거 부차관은 중국이 미 정찰기 반환 문제를 논의하는 데 동의했다고 밝혀 양측이 일단 반환문제를 논의하기는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중국은 충돌사건으로 추락해 숨진 것으로 보이는 전투기 조종사 왕웨이(王偉)에 대한 추모식을 20일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이 참석한 가운데 인민대회당에서 성대하게 열 계획이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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