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붕괴 후유증 확산…주식투자 일반인 생계차질

  • 입력 2001년 3월 19일 18시 54분


미국 월스트리트의 주가가 최근 계속 폭락함에 따라 증시 붕괴의 후유증이 미국 사회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일간지 뉴욕 타임스는 18일 "증시의 상황이 관(棺)을 짜기 위한 치수를 재는 단계"라고 진단했다. 미 증시가 87년10월 대폭락을 딛고 회생한 전력이 있어 아직 '장송곡'을 부르기에는 이를 수 있으나 그만큼 증시전망이 비관적이라는 것.

실제로 첨단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지난해 3월 최고치에 비해 63%가 폭락, 최악의 수준에 있고 다우존스공업평균지수와 S&P 500지수도 최고치에 비해 각각 16%와 25%씩 하락한 상태이다.

이에 따라 많은 기업들이 자산감소와 함께 상당한 빚을 지게 됐고 주식 투자를 은퇴후의 생계수단이나 대학학자금 마련 및 재테크 방편 등으로 삼아온 많은 사람들이 심각한 위기에 처하게 됐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기업들의 경우 투자자들을 의식, 자사 주식의 가치저하를 막기 위해 돈을 빌려 자사주를 매입하는 바람에 많은 부채를 안게 됐다. 그동안엔 주가가 계속 상승세를 탔기 때문에 부채가 별 문제가 안됐으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진 것.

링스 투자자문회사의 피터 태누스 사장은 주가가 은행금리의 3배에 가까운 연 15%씩 오른다고 해도 야후의 경우 최고치를 회복하기 까지는 20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또 루슨트 테크놀로지는 14년, 씨스코는 10년이 걸리고 주가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GE와 IBM의 경우도 3년은 지나야 최고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태누스 사장은 "우리들의 대부분은 90년대와 같은 증시활황기를 평생 다시는 보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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