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 공습 이모저모]이라크 "미군기지 제공 주변국 공격"

  • 입력 2001년 2월 18일 18시 47분


16일 밤 감행된 미국과 영국의 이라크 공습 이후 이라크가 보복을 선언하고 영국은 추가 공습을 경고했으며 아랍권과 중국 러시아 등은 공습을 맹비난하는 등 중동지역에 전운(戰雲)이 감돌고 있다.

○…17일 열린 이라크 지도부의 긴급 대책회의에서는 미국과 영국에 군사 기지를 제공하고 있는 주변국 공격이 논의돼 중동 지역의 긴장 수위가 급상승. 이날 회의에서는 미국과 영국에 군사기지를 제공하는 주변국 공격이 논의됐는데 이라크 남부 비행금지구역을 순찰하는 미국과 영국 전투기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의 기지를, 북부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전투기는 터키의 기지를 각각 이용중.

이날 이라크 샤하브 TV는 수백명의 젊은이들이 바그다드에서 공습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군에 지원하는 모습을 방영.

한편 영국의 로빈 쿡 외무장관과 지오프리 훈 국방장관은 이날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끝까지 물러서지 않을 경우 추가 공습을 단행할 것이라고 경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공습이 “아무 근거가 없는 행위”라고 비난했으며 중국도 유엔 주재 대표부를 통해 “미국과 영국의 공습은 명백한 주권침해”라고 강조. 프랑스 외무부는 17일 성명을 내고 “이라크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성토.

아랍연맹(AL)은 17일 성명을 통해 “미국과 영국의 비이성적인 행위는 아랍권의 분노를 자아낸다”고 비난하는 등 아랍국가 대부분은 일제히 공습을 규탄.

팔레스타인인 수천명은 이날 요르단강 서안에서 공습을 규탄하는 반미 시위를 벌였으며 이스라엘에서는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이라크가 화학무기를 탑재한 미사일을 발사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박제균기자·외신종합연합〉phark@donga.com

▼비행 금지구역이란▼

이라크 영공이면서도 이라크 항공기가 운항할 수 없도록 미국 영국 프랑스가 1990년대 초 일방적으로 선언한 구역. 이라크는 ‘주권침해’라며 인정하지 않고 있다. 남부의 시아파 이슬람교도를 보호하기 위한 ‘남부 비행금지구역’(북위 33도 이하)과 북부의 쿠르드족을 보호하기 위한 ‘북부 비행금지구역’(북위 36도 이상)으로 나눠진다. 남부구역은 92년 설정 당시엔 ‘북위 32도 이하’였으나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 재임 때인 1996년 9월 지금처럼 확대됐다. 북부구역은 걸프전 직후인 91년 4월 설정됐다.

설정 초기엔 미국 영국 프랑스 전투기들이 이 구역을 초계비행했으나 96년 12월 프랑스가 탈퇴하면서 지금은 미국과 영국만이 매일 전폭기를 출격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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