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골의 교훈 배워야" 유력 일간지 샤론에 충고기사

  • 입력 2001년 2월 9일 18시 35분


“아라파트에게는 감사의 꽃다발을 보내고 드골에게 배우십시오.”

이스라엘의 유력 일간지 하아레츠는 9일 이 신문의 요엘 마커스 기자가 아리엘 샤론 총리 당선자에게 보내는 장문의 충고 기사를 실었다.

그는 이 글에서 “당신이 이긴 것이 아니라 에후드 바라크 총리가 진 것”이라며 “총리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에게 큼직한 꽃다발을 보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총리직을 사임하고 재선거를 치러 화를 자초한 바라크 총리와 샤론 당선자가 패배할 것으로 생각하고 출마를 포기한 베냐민 네타냐후 전총리의 실수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총리실 잘 보이는 곳에 바라크와 네타냐후의 사진을 걸어놓으십시오. 결정의 순간엔 그들의 정반대로 하면 됩니다.”

마커스 기자는 “당신이 과격인사의 주장을 따른다면 이스라엘은 국제적 고립에 처하고 전쟁을 맞게 될 것”이라며 “프랑스의 샤를 드골 전대통령에게 교훈을 배우라”고 충고했다.

드골은 샤론 당선자처럼 극우파의 지지로 권좌에 올랐지만 집권 후 극우파를 감옥에 보내는 등 철저히 단절한 끝에 역사적인 인물이 됐다는 것.

마지막으로 그는 “당신은 재선을 노릴 수 없을 만큼 나이가 들었기 때문에 국가를 위해 진정으로 좋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당신의 초상화는 어떤 모습으로 다른 총리들 곁에 걸릴 수 있을지 깊이 생각하라”고 당부했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