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EU '유럽 방위주도권' 대립

  • 입력 2000년 12월 6일 18시 30분


미국이 유럽연합(EU)의 독자적인 신속대응군(RRF) 창설 계획에 대한 반대 견해를 분명히 했다.

윌리엄 코언 미 국방장관은 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 국방장관 회담에서 EU가 NATO군과는 별도의 독립적인 군사 조직을 창설하려 하면 NATO군에 대한 미국의 지원은 대폭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EU가 NATO군과 비경쟁적인 군사 기구를 창설시킬 때만 미국은 NATO를 지원할 것이며 그렇지 않을 경우 NATO군은 전력 약화로 ‘과거의 유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가 전했다. EU는 6만명 규모의 신속대응군을 2003년까지 만들 계획이다.

그의 발언은 EU가 독자 방위체제를 추진하면 유럽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이 감소할 것을 우려해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NATO군 부사령관이 신속대응군 사령관을 맡는 등 방식으로 신속대응군의 작전권을 NATO군이 가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영국은 이같은 미국 입장을 대체로 받아들이려는 편이다. 그러나 EU의 주요 회원국이지만NATO군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는 프랑스는 신속대응군은 독자적인 작전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앨랭 리샤 프랑스 국방장관은 “신속대응군 체제에 대해서는 이미 EU 외무장관회담 차원에서 독자성을 갖는 것으로 정해졌다”고 말해 앞으로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을 전망이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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