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 지적]“美 정치로 분열될 수 있다”

  • 입력 2000년 11월 9일 01시 36분


7일 실시된 미국 대선은 경제적 번영과 평화에도 불구하고 한 국가가 정치 때문에 반으로 쪼개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고 워싱턴 포스트지가 8일 논평했다. 이 신문은 8일 새벽까지 진행된 개표 막판에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와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가 플로리다주에서 막상막하의 접전을 벌인 끝에 재검표를 하기로 했다고 전하고 별도의 분석기사를 통해 이같이 논평했다.

‘정치로 분열될 수 있는 한 국가’라는 제목의 이 기사는 7일의 투표 결과는 “미국의 남성과 여성, 대도시와 소도시, 큰 주와 작은 주가 마치 2개의 국가인 것처럼 공화당과 민주당 지지로 짝 갈라져서 세계 최강국의 정부를 불안정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날 미국의 모습은 정치적 인종적 문화적으로도 결코 단합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 신문은 미국이 더없는 평화와 번영의 시기를 맞고 있지만 이번 선거에서 각당 후보들이 정부의 역할과 예산의 우선 순위, 최선의 사회보장제 유지방안, 메디케어(약자 의료보호) 등에 관해 정확히 상반되는 견해를 제시함으로써 두 개의 국가가 들어선 것과 같은 선거 결과를 낳았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이번 선거는 공화당이 46년만에 처음으로 백악관(부시가 사실상 승리했다고 볼 때)과 상·하 양원을 장악함으로써 두쪽난 국가가 외면적으로는 통일된 정부를 구성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국가의 분열은 미국민의 정서에 심각하게 침투했다고 지적하고 “고어나 부시 누가 대통령이 되든 간에 국민중 정확하게 절반은 낙관하는 반면 나머지 절반은 걱정스럽고 두려워할 것”이라는 한 조사결과를 인용, 보도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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