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독 오페라座 통합하면 안된다”도밍고등 음악인 서한

  • 입력 2000년 11월 2일 19시 24분


“통일이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플라시도 도밍고, 주빈 메타 등 세계적인 음악인 44명이 냉전시대 동서독을 대표했던 서베를린 오페라좌(도이체 오페르)와 동베를린 국립 오페라좌(슈타츠 오페르)를 통합하려는 베를린시에 통합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공개 서한을 보냈다.

서한은 1일 베를린의 몇몇 신문에 게재됐으며 44명의 음악인 가운데는 1743년 창립된 슈타츠 오페르의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도 들어 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베를린시는 최근 “통일에 따른 예산 삭감에 따라 연주자들을 줄이고 과거 두 도시를 대표했던 오페라좌를 통합해야 한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음악인들은 공개 서한에서 “두 오페라좌를 통합하면 하나는 망할 것”이라며 “그동안 이룩한 전통을 파괴하지 말 것을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사이먼 래틀경(영국), 베르나르드 하이팅크(네덜란드 지휘자),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독일 성악가) 등도 서한에 서명했다.

바렌보임은 베를린시의 방안을 “예술적 경제적인 측면에서 헛된 일”이라고 꼬집고 “차라리 개인 헌금을 조성하는 식의 경제적 지원 방안을 모색하라”고 충고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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