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폭락…위기의 美 기업 몰락과 도전

  • 입력 2000년 10월 17일 18시 41분


▼인터넷 '불패신화' 몰락▼

미국 인터넷 업계를 지배해온 ‘6대 성장 원칙’이 최근 6개월새 나스닥 지수가 40% 이상 떨어지면서 무너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6일 보도했다.

인터넷 불패 신화의 첫 번째는 인터넷 산업은 전반적인 경제기조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 그동안 미 연방금리의 잇단 인상에도 불구하고 나스닥지수가 계속 오르면서 이 같은 주장이 힘을 얻었다. 그러나 6월 이후 금리인상 효과가 나타나면서 소비가 위축되자 루슨트 테크놀로지, 애플컴퓨터 등 첨단 대기업의 판매율이 30% 이상 하락했다. 또 다른 인터넷 신화는 시장선점 효과. 그러나 반독점 규제가 강화되고 업계를 지배하는 기술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시장선점 효과는 급속히 사라지고 있다.

첨단 기업의 성장속도는 구경제 업체와 다르다는 믿음도 깨지고 있다. 96∼98년 매년 50% 이상 급성장해온 델컴퓨터는 올들어서 성장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조직이 커지면 비용이 상승해 성장률이 떨어진다는 원칙은 신경제 기업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인터넷 기업은 현재 실적보다 미래 전망이 중요하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잃고 있다. 미래 전망에 치중하면 경쟁업체 출현과 시장구도 변화에 대해 무심해지기 쉽다. 주당 48달러에 상장한 후 217달러까지 치솟았던 기업간(B2B) 전자상거래업체 프리마켓의 주가는 1년도 안돼 10달러까지 떨어졌다. 경쟁사의 출현으로 시장이 급속히 줄었기 때문. 이 신문은 이 밖에도 인터넷 사용자는 계속 급증할 것이며 인터넷이 산업의 방향을 바꿀 것이라던 주장도 설득력을 잃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

▼벤처캐피탈 '공격 경영'▼

미국 뉴잉글랜드에 본사를 둔 벤처캐피털 업체인 찰스 리버 벤처스(CRV)는 최근 유망 인터넷업체인 가덴트에 사무실 일부를 내줬다. 투자한 기업의 창업활동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었다. 컴퓨터 등 사업장비에서 경영컨설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는 ‘CRV프로젝트’에 따른 것이었다. CRV사는 현재 75개 벤처기업에 6억7500만달러를 투자하고 있으며 이중 55개 기업을 CRV프로젝트에 따라 직접 지원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돈만 대주었던 미국의 벤처캐피털 업체가 최근 다양한 지원방안을 통해 유망한 벤처기업을 확실하게 키워나가는 적극적인 전략을 펴고 있다고 16일 보도했다.

벤처캐피털 업체는 그간 자금지원을 요청해온 벤처기업의 서류를 검토해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지분을 인수한 다음 주가가 뛰기만을 기다리는 소극적인 영업방식을 취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사무실제공, 경영컨설팅, 홍보대행, 인재투입 등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

CRV 외에도 보스턴의 그레이록, 매사추세츠주의 배터리 벤처스, 캘리포니아주의 데이비도 벤처스 등 벤처캐피털이 CRV처럼 공격적인 영업을 하고 있다.

벤처캐피털 업계의 이같은 변화는 기술주의 거품이 꺼지면서 수익원이 급감한 데 따른 것으로 전망이 밝은 기업을 확실하게 지원해 수익을 늘리지 않으면 안된다고 판단했기 때문. 최근 첨단기술주의 주가가 실적을 불문하고 급락해 유망한 벤처기업마저 자칫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만일 투자한 유망 벤처기업이 문을 닫으면 자금 한푼 회수하지 못하게 되므로 벤처캐피털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는 해석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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