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헝가리 불가리아 체코 '경제 급성장'

  • 입력 2000년 9월 20일 18시 56분


‘유럽의 네 마리 호랑이’ 국가의 기세가 무섭다.

한국 홍콩 등 ‘아시아의 네 마리 용’이 80년대 고도성장 국가를 상징했다면 헝가리 폴란드 불가리아 체코 등 중부 유럽 4개국은 2000년 들어 주목받게 된 신흥 경제성장국이다.

독일의 일간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지는 “이들 중부 유럽국가는 경제 체제를 사회주의에서 자본주의로 전환하는데 성공함으로써 동구가 몰락한 지 11년만에 유럽 최고의 신흥 경제성장국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19일 보도했다.

근년 들어 사상 유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프랑스와 독일 등 서유럽국가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평균 3.4%인데 비해 이들 국가의 올 성장 예상치는 평균 4.3% 이상.

‘유럽의 네 마리 호랑이’ 국가 가운데 선두 주자는 헝가리다.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은 99년 보고서에서 사회주의를 가장 잘 극복한 모범국으로 헝가리를 꼽았다. 헝가리는 중소기업의 사유화와 재정 구조 개혁에 성공해 올 1·4분기 경제성장률이 6.6%나 됐다.

97년 외환위기를 겪은데다 기업 구조조정마저 늦어져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던 체코도 올해 상승세를 타면서 내년에는 2.5%의 경제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폴란드와 불가리아도 국내 수요와 외국인 투자가 모두 증가하는 등 여건이 좋다.

인접 국가에 비해 높은 교육 수준도 이들 중부 유럽국의 성장세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서유럽체제로의 편입이 본 궤도에 들어선 것도 성장을 떠받치고 있다. 지난해 3월 폴란드 헝가리 체코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했으며 유럽연합(EU)에도 2003년까지 가입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적극적인 시장개방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이들 국가의 EU가입으로 유로화 경제 체제는 달러 중심의 체제에 강력히 도전할 수 있게 될 것이며 경제 성장도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들 국가는 무역수지 개선 등 경제정책 성과와 EU국가의 투자 증가 등 긍정적인 요인이 많아 앞으로 장기간 고도 성장을 구가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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