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日 31일 대북정책회의]北-美 北-日 관계 조율

  • 입력 2000년 8월 25일 18시 47분


31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이틀간 서울에서 열리는 한국 미국 일본의 ‘3자 대북정책 조정감독회의(TCOG·Trilateral Coordination and Oversight Group)’는 분위기가 예전과 크게 다를 것으로 보인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급진전되고 있는 남북관계와 뚜렷한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는 북―미, 북―일 관계를 본격적으로 조율하는 첫 회의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워싱턴에서 제1차 회의가 열린 뒤 분기당 1,2회꼴로 개최되고 있는 TCOG는 한미일 3국의 전반적인 대북정책과 협상전략을 협의하는 회의이다.그러나 남북정상회담 이전까지만 해도 이 회의는 북―미 또는 북―일 협상의 진행상황을 한국이 ‘귀동냥’하는 형식을 벗어나지 못했다.

사상 첫 남북정상회담은 TCOG의 핵심축을 남북관계로 바꿔 놓을 것이 분명하다.남북은 정상회담 이후 적십자회담(6.27∼30) 장관급회담(7.29∼31) 등을 통해 이산가족방문단 교류와 경의선 복원 등의 가시적인 합의를 이뤄냈고,남북 첫 외무장관 회담(7.26)에서는 국제무대에서 ‘협력외교’를 펼칠 것을 약속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반면 북―미는 미사일회담(7.10∼12), 첫 외무장관회담(7.28), 테러회담(8.9∼10)을 열었으나 서로의 근본적인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북한측은 “대북 경제 제재를 해제하라”고 요구했으나 미국측은 “미사일개발 위협 해소 등 구체적인 조치를 먼저 취하라”고 맞서고 있는 것. 21∼25일 북―일 수교협상도 분위기는 전향적이었지만 구체적 합의는 없었다.

정부 관계자는 “남북한의 ‘빠른 행보’에 대해 미―일의 우려가 있을 수 있으므로 이번 회의는 그런 우려를 불식시키고 대북정책에 대한 긴밀한 공조를 재다짐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남-북-미-일 최근 회담 일지
6.13∼15남―북첫 정상회담(평양)
6.27∼30남―북적십자회담(금강산)
6.30한―미―일TCOG회의(미국 호놀룰루)
7.10∼12북―미미사일회담(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7.26남―북첫 외무장관회담(태국 방콕)
북―일첫 외무장관회담(태국 방콕)
7.28북―미첫 외무장관회담(태국 방콕)
7.29∼31남―북제1차 장관급회담(서울)
8.9∼10북―미테러회담(평양)
8.21∼25북―일제10차 수교회담(일본 도쿄, 기사라즈)
8.29∼31남―북제2차 장관급회담(평양 예정)
8.31∼9.1한―미―일TCOG회의(서울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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