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연구팀, 유전자 조작 돼지장기 인간이식 계획중단

  • 입력 2000년 8월 14일 15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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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 양 돌리를 만들어 냈던 영국 연구진이 유전자 조작 돼지를 이용해 인간에게 이식할 장기(臟器)를 생산하려던 계획을 중단했다고 영국의 BBC 방송이 13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이 계획에 연구자금을 지원해 온 미국 기업 제론 바이오메드가 새로운 질병이 인간에게 퍼질 가능성을 우려, 지원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연구를 진행해온 에딘버러 소재 로슬린 연구소의 이언 윌머트 연구팀장은 "우리는 돼지에서 성장한 장기를 이식받은 사람에게서 나타날 수 있는 거부반응을 줄이도록 돼지의 특정 유전자를 제거하는 이종(異種)간 장기이식 수술 기법을 거의 완성했다"며 "제론 바이오메드의 결정은 매우 실망스럽다"고 아쉬워 했다.

윌머트 팀장은 "제론 바이오메드가 주로 걱정한 것은 인간에게 전염될 수 있는, 알려지지 않은 바이러스였을 것"이라며 "그러나 연구팀은 수년간 그같은 위험을 줄이는 작업을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과학자들은 동물을 심장과 신장 등 장기의 잠재 공급원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공급원이 차단되면 난치병 치료의 전망은 어두워질 것"이라며 "제론 바이오메드의 결정에 다른 기업까지 영향을 받을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돼지는 몸집이 인간과 비슷하고 병에 강하며 사육이 쉽다는 점 때문에 동물을 이용한 장기이식 연구에서 가장 선호되는 동물로 알려져 있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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