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올 에미상 '백악관 대 마피아' 싸움

  • 입력 2000년 8월 13일 18시 15분


‘백악관 대 마피아의 싸움’

다음달 10일 시상식을 앞둔 52회 에미상의 분위기를 미 언론은 이렇게 표현했다.

올 에미상에는 NBC의 백악관을 소재로 한 ‘웨스트 윙’과 마피아들의 세계를 그린 HBO의 ‘소프라노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

두 프로그램은 나란히 18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 최다 후보 지명 프로그램이 됐다.

‘웨스트 윙’은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가 있는 백악관 서쪽 부분을 지칭하는 말. 대통령과 핵심 비서진의 일상을 다룬 드라마로 마틴 쉰이 대통령으로 열연했다.

‘웨스트 윙’은 최고 드라마 부분을 비롯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등 주요 부문에 모두 후보로 올라있다.

‘소프라노들’ 역시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등 주요 부문에서 후보로 지명돼 웨스트윙과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던 ‘소프라노들’의 에디 팔코는 올해도 이 부문 후보에 올라 ‘2연패’를 노리고 있다.

각 분야 후보로 지명된 프로그램수를 방송사별로 살펴보면 NBC가 단연 선두를 달리고 있다. NBC는 총 54개 분야에 97개 프로그램이 후보에 올랐다. 2위는 86개 프로그램이 후보에 오른 HBO. 이어 ABC(64개), CBS(41개), 폭스(26개) 순이었다.

ABC는 올 에미상 시상식을 밤 8시∼11시까지 TV와 인터넷으로 생중계할 예정. 이번 에미상 시상식의 진행은 코믹한 연기를 도맡아 해온 배우 겸 작가인 게리 센들링이 맡는다.

1948년 만들어져 매년 미 텔레비전 예술과학아카데미가 시상하는 에미상은 ‘TV의 아카데미상’이라고 불리는 권위있는 상.

TV프로그램을 대상으로 하는 이 상의 명칭은 당초 텔레비전 촬상관을 뜻하는 아이코노스코프(iconoscope)를 줄인 말인 ‘아이크’(Ike)라고 부르려고 했다. 그러나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애칭과 똑같다는 지적에 따라 ‘덜 유명한’ 이름을 붙이자는 의견이 우세해 채택되지 않았다.

이에따라 초기에는 텔레비전 촬상관의 일종인 ‘이미지 오르디콘’의 줄인 말인 ‘이미’(Immy) 로 불리다가 좀더 ‘여성스러운’ 이름이 좋겠다는 의견에 따라 ‘에미’(Emmy)로 굳어졌다.

날개달린 여인이 원자(原子)를 번쩍 치켜들고 있는 모습의 에미상 트로피에서 날개는 예술을, 원자는 과학을 상징한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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