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訪北 계기로 본 北-러 인맥]김정일·김영남 러 유학파

  • 입력 2000년 7월 19일 18시 58분


러시아내 북한 인맥은 북한뿐만 아니라 한국 문제에도 정통한 한반도 전문가 집단이 주류를 이룬다. 이들은 대개 국제관계대학(MGIMO)이나 동방학연구소 출신 등 학맥으로 맺어져있다.

러시아 정부내 최고 북한통은 발레리 데니소프 평양주재 러시아 대사. 데니소프는 5차례에 걸쳐 모두 20년간 평양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는 평양주재 공사를 지낸 뒤 94년 귀국, 외무부 아주1국 부국장을 거쳐 96년 10월 북한대사로 부임했다.

98년 한―러 외교관 맞추방 사건의 주인공이었던 발렌틴 모이셰프 당시 외무부 아주1국 부국장도 평양주재 1등서기관과 참사관을 거친 북한통이었지만 그 사건으로 관료생활을 마감했다.

정치권에서는 공산당과 민족주의 성향의 자유민주당(LDPR) 등 야당이 대북 의원외교를 주도해왔다. 하원 지정학소위 위원장을 지낸 알렉세이 미트로파노프 의원이 의회내 최고의 북한통이다. 그는 여러차례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을 만났으며 옐친의 친한 외교를 맹렬히 비판한 인물. 현재 러―북 의원친선협회장은 공산당 소속의 알렉세이 포노마료프 하원의원이 맡고 있다.

민간에서는 프라우다지 평양특파원을 지낸 블라디미르 톨스티코프 러―북우호문화친선협회장이, 학계에서는 유리 바닌 동방학연구소 한국몽골과장이 북한사정에 밝다.

한편 북한 당 군 정의 권력 엘리트들은 대부분 러시아 유학 경험을 가지고 있어 러시아를 비교적 잘 알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모스크바대 경제학부에서 공부했고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역시 모스크바에서 공부했다. 군의 1인자인 조명록(趙明祿)총정치국장도 러시아 공군대학에서 유학했다.

그러나 최근 소원했던 북―러 관계를 상징하듯 북한내 ‘러시아 일꾼’들도 크게 위축됐다. 8년 동안 주러 대사를 지낸 손성필(孫成弼)은 98년 귀국 후 은퇴했다.

현 주러 대사는 외교부 부부장을 지낸 박의춘(朴義春). 북한 외무성에서 러시아를 담당하는 인물은 이인규 부상(副相). 그는 올 2월 체결된 조―러 신조약의 협상 실무를 맡았다.

김정일의 측근이었던 김정우(金正宇) 전 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장은 데니소프 등과 절친했던 대표적인 러시아통이었으나 96년 부패혐의로 숙청된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