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볼쇼이오페라 차이코프스키 '스페이드 퀸'

  • 입력 2000년 7월 5일 18시 35분


1989년 7월, 러시아 문화의 꽃이자 자존심으로 불리는 볼쇼이 오페라단이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무소르그스키의 ‘보리스 고두노프’를 공연했다. 지휘를 맡은 예술감독 마크 에름러는 “남한(South Korea)에서 볼쇼이 무대를 재현할 수 있으리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2000년 마크 에름러는 서울시 교향악단 상임지휘자를 겸직, ‘한국인의 친구’가 됐다. 그가 지휘하는 볼쇼이 오페라단이 11년만에 내한공연을 갖는다. 볼쇼이 오페라단은 8월 25∼27일 7시반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차이코프스키의 ‘스페이드 퀸’을 선보이면서 11년전의 정교한 앙상블과 압도적인 볼륨감, 열렬한 갈채를 재현한다. 솔리스트 23명과 오케스트라 합창단 등 230여명이 내한하는 대형무대다.

‘스페이드 퀸’은 ‘예프게니 오네긴’과 함께 차이코프스키의 오페라 중 가장 사랑받는 작품. 푸시킨의 소설을 토대로 카드놀이에 얽힌 망령의 저주와 운명의 장난을 그린, 서정적이면서도 극적 박력이 돋보이는 오페라다.

여성 주역인 리자 역에 소프라노 마리아 가브릴로바와 이리나 루브소바, 남성주역인 테너 헤르만 역에 비탈리 타라스첸코와 레프 쿠즈네트소프 등 볼쇼이 주역 가수들이 대거 출연한다.

최근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유네스코가 ‘볼쇼이 극장 돕기 캠페인’을 펼쳐 화제가 되기도 한 볼쇼이 극장. 그러나 예술감독 에름러는 “난관에도 불구하고 볼쇼이의 예술성에는 한점 후퇴가 없다”고 서울시향 상임지휘자 취임 기자회견에서 단언하기도 했다. 다소 비싸게 느껴지는 입장권 가격은 ‘후원금’으로 여기면 될까. 4만∼15만원. 02-3701-5757∼9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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