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뮤다등 6國 조세피난처 과세규정 국제수준 개정

  • 입력 2000년 6월 20일 21시 30분


조세피난처(Tax Haven) 로 불리는 버뮤다 등 6개국이 앞으로 5년내에 과세규정을 국제수준으로 고쳐 탈세와 돈세탁을 척결하기로 약속했다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19일 밝혔다.

OECD는 버뮤다와 케이먼제도 키프로스 몰타 모리셔스 산마리노 등 6개 조세피난처 국가들이 최근 서한을 통해 국제 수준의 과세규정을 채택하기로 약속했다 면서 그동안 탈세와 돈세탁을 조장했던 규정이 고쳐지면 과세에 대한 정보 교환과 투명성 확보가 가능할 것 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조세피난처란 법인세나 소득세를 아예 물리지 않거나 세율이 매우 낮아 다국적기업이나 국제 핫머니 등이 탈세 또는 돈세탁을 위해 주로 이용하는 지역을 이르는 말이다. 영국은 최근 조세피난처로 인한 국고 손실이 연간 16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6개 조세피난처의 조치는 1998년 OECD가 한 보고서를 통해 부적절한 조세규정을 개선할 것을 권고한데 따른 것이다.

OECD는 이 보고서에서 △낮은 세율 또는 영세율 적용 △세금에 대한 정보교환 거부 △과세 투명성 부족 △자국내 외국인의 자유로운 경제활동 무조건 보장 등 4가지 요인을 조세피난처로 분류하는 기준으로 지적했다.

OECD는 또 이같은 기준에 부합하는 조세피난처의 명단을 앞으로 일주일내에 발표한다는 계획이며 이들 국가들을 블랙리스트 에 올려 국제기준에 맞는 과세규정을 갖추지 않을 경우 금융거래 중단 등의 경제제재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대부분의 OECD 회원국들은 이같은 OECD 방침에 찬성하는 입장이어서 조세피난처에 대한 제재조치 실행이 확실시된다.

버뮤다 등 6개국은 이 명단에 올려질 경우 각종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해 명단 발표에 앞서 조세규정 개정 의사를 미리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의 래리 서머스 재무장관은 이날 6개 조세피난처의 과세규정 개정 결정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내면서 전세계적으로 탈세 방지에 크게 기여할 것 이라고 말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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