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신화속 이집트도시, 지중해서 원형 발견

  • 입력 2000년 6월 4일 20시 04분


고대 그리스 신화와 전설 등을 통해서만 전해져왔던 이집트의 고대 도시 헤라클레이온과 메노티스의 유적이 지중해의 이집트 연안에서 발견됐다.

프랑스 해저탐험가 프랑크 고디오가 이끄는 24명의 발굴팀은 3일 알렉산드리아시에서 6km 떨어진 아부 퀴르만 해안에서 2500여년전 지진으로 수몰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들 2개 도시의 유적을 발견했다고 AP등 외신이 전했다.

이번에 발견된 고대 도시는 역사적 가치와 보전상태 등에서 고대 이집트 투탄카멘 왕릉의 발견에 버금가는 고고학적 대발견으로 평가받고 있다.

▼2500년전 지진 수몰…사원-조각상등 모습 드러내▼

해저 6∼8m 지점에서 발견된 이들 유적에는 당시의 화려했던 생활상을 보여주는 저택과 사원, 거대한 조각상, 항만 시설들이 거의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다고 발굴팀은 밝혔다.

발견된 유물 중에는 기원전 7세기 제26대 파라오 왕조의 각종 유물과 풍요의 여신 ‘이시스’의 흉상, 프톨레마이오스 왕과 스핑크스의 두상 조각도 포함돼 있다. 또 비잔틴 시대의 동전과 석관 등도 발견됐다.

2년전 아부 퀴르만 인근의 나일 델타 연안에서 첫 발굴작업을 시작했던 고디오 박사는 “헤라클레이온 유적에서 발견된 성벽과 기둥들이 일정한 방향으로 쓰러져 있는 것으로 볼 때 이 도시가 지진으로 파괴된 뒤 수몰된 게 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해저 유적을 완전 발굴하는데는 앞으로 50년 정도가 걸릴 것”이라며 “일부 유적만 박물관으로 옮기고 나머지 대부분은 해저에 그대로 보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원전 7∼6세기의 파라오 시대 말기에 건설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들 고대도시는 알렉산드리아가 건설되기 전까지 그리스와 지중해의 여러 도시와 무역을 통해 번영을 누렸던 곳이다. 기원전 450년 이집트를 방문했던 그리스 역사가 헤로도투스는 당시 화려했던 헤라클레이온의 생활상과 헤라클레스에게 봉헌된 사원 등에 대해 기술한 바 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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