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러 이번주부터 '3단계 전략무기감축협정' 협상시작

  • 입력 2000년 4월 16일 19시 01분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당선자는 7월 중순 이전에 정상회담을 갖기로 15일 전격 합의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또 이번 주 스위스 제네바에서 이틀 일정으로 3단계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Ⅲ)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다. 이는 러시아 국가두마(하원)가 14일 2단계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Ⅱ)을 전격 비준한 이후 나온 것으로 양국이교착상태에서 벗어나 전략무기 감축 움직임을 본격화한 것으로 보인다.

제이크 시워트 미 백악관 대변인은 15일 “7월 21∼23일 일본 오키나와(沖繩)에서 열리는 서방선진8개국(G8)정상회담에 앞서 두 대통령이 첫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오전 클린턴 대통령이 러시아의 STARTⅡ 비준을 축하하기 위해 푸틴 당선자에게 전화를 걸어 10분간 통화하면서 이같이 합의했다고 전했다.

회담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클린턴 대통령이 5월말∼6월초 유럽을 순방할 예정이어서 이르면 6월 양국 정상회담이 이뤄질 수도 있다.

양국 정상은 회담에서 군축문제와 함께 탄도탄 요격미사일협정(ABM) 개정문제, 러시아 경제개혁에 대한 미국의 지원 문제 등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서방전문가들은 “푸틴은 미국이 국가미사일 방어체제(NMD)를 구축하기 위해 ABM협정을 개정하려는 것을 반대하고 있어 정상회담에서 큰 성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분석했다.

푸틴은 14일 보유 핵탄두를 최종적으로 1500기까지 감축할 의사가 있다면서 미국에 대해 협상을 공식 제안했다. 미-러간에 합의된 STARTⅡ는 양국이 보유중인 핵탄두를 각각 3500, 3000기로 감축하며 STARTⅢ는 2500, 2000기로 줄이자는 것이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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