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 대선 압승]두뇌회전 빠르고 자기관리 철저

  • 입력 2000년 3월 27일 20시 12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당선자는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이 내세운 후계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 사이에는 공통점보다 다른 점이 더 많다.

가장 대비되는 것은 두 사람의 성격. 옐친은 시베리아 곰을 연상시키는 우직함과 뚝심을 갖춘 전형적인 러시아 무지크(사내). 반면 푸틴은 두뇌 회전이 빠르고 자신의 생각을 잘 드러내지 않는 ‘포커페이스형’.

토목기술자 출신인 옐친은 말술로 건강을 망쳐 집권말기에 병상통치를 해야 했던 ‘알코홀릭’. 대신 국가보안위원회(KGB) 출신인 푸틴은 아예 술을 입에 대지 않고 하루에 15시간 넘게 일하는 ‘워크홀릭’.

그러나 러시아인들은 딱딱한 인상의 푸틴보다는 보드카 잘 마시는 옐친에게 더 친근감을 느낀다. 옐친은 가끔 바냐(러시아식 사우나)에서 질펀한 술판을 벌였지만 푸틴은 운동으로 몸을 다지는 등 자기 관리에 철저하다.

타고난 대중정치인인 옐친은 두차례의 쿠데타를 겪으며 목숨을 걸고 정권을 차지한 승부사. 반면 무명의 푸틴은 옐친의 지명으로 선거전을 요식절차로 돌리며 손쉽게 크렘린의 권좌에 올랐다.

그러나 푸틴도 후계자 자리를 놓고 니콜라이 악쇼넨코 부총리와 치열한 암투를 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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