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진당 '대만독립' 강령 삭제 검토…양안관계 개선 조짐

  • 입력 2000년 3월 22일 00시 03분


18일 대만 총통선거에서 민진당의 천수이볜(陳水扁) 후보가 당선된 이후 대만과 중국의 관계가 악화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양안관계가 급속히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대만이 관계개선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천후보의 당선으로 집권당이 된 민진당이 그동안 중국과의 관계에서 가장 민감한 사안이었던 당 강령 가운데 독립 관련 조항, 즉 대만공화국 수립을 추진한다는 내용을 삭제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민진당의 천자오난(陳昭南)중앙집행위원은 22일 회의에서 당지도부가 독립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면서 “총통 선거로 집권당이 된 만큼 좀더 실용적으로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말해 독립조항을 삭제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대만공화국 수립추진이라는 민진당 강령에 대해 대만독립을 인정하지 않는 중국은 강하게 반발해왔다.

대만 입법원은 이날 중국대륙과 가장 가까운 대만 영토인 진먼(金門) 마주(馬祖) 펑후(澎湖) 등 세 섬과 중국 본토와의 ‘삼통(三通·통신 통항 통상)’을 공식 허용하는 법안을 전격 통과시켰다. 이번 법안은 행정원의 동의가 필요없어 리덩후이(李登輝)총통이 3, 4일 후 공표하는 것만으로 즉각 발효된다. 이 법은 민진당의원들의 주도로 통과됐다.

이로써 국민당이 정권을 수립한 이후 대만이 지난 50년동안 고집해온 중국에 대한 ‘삼불(三不·불타협 불접촉 불담판)정책’은 사실상 막을 내렸다. 지금까지는 이 정책에 따라 대만의 여행자와 화물은 홍콩 등 제3지역을 경유해야 중국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해당 3개 섬을 통한 직접적인 화물수송과 무역거래, 서신교환이 자유롭게 이뤄질 수 있게 된다. 중국은 그동안 대만에 대해 ‘삼통정책’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타이베이〓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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