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차기총선 불출마 정계 은퇴…"가족을 위해"

  • 입력 2000년 3월 12일 19시 49분


“정치가 내 인생의 전부는 아니며 그동안 나의 정치생활을 위해 희생을 감수해온 가족을 위해 이제 정치를 떠날 때가 됐다.”

영국 보수당의 존 메이저 전 영국총리(56)는 10일 헌팅턴 지구당에 보낸 서한에서 이같이 밝히며 정계은퇴를 선언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그는 이날 서한에서 차기 총선(2002년)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서커스 곡예사의 아들로 태어나 79년 의회에 진출한 메이저는 마거릿 대처 정부에서 외무장관과 재무장관을 역임한 뒤 90년 대처 총리에 이어 최연소 총리에 올랐다.

97년 총리직에서 물러난 뒤 하원에서 활동해왔다.

그는 은퇴 발표 후 BBC방송에 출연해 “하원의원 생활을 정말 즐겼으나 전직 총리라는 지위 때문에 참여에 제한받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전직 총리로서 하원에서 할 수 있는 일에 제한이 있었으며 이점이 실망스러웠다”며 “내가 만약 초선의원이었다면 매일같이 노동당 정부를 맹렬히 공격했을 것이나 전직 총리였기 때문에 그럴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직 총리로서 명예직인 상원의원 신분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이나 사실상 정치활동은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그에게 인원이 24명으로 제한돼 있는 ‘가터’ 기사 작위를 수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