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엔화 약세, 주가는 어디로…"영향 없을것" "경제 악영향"

  • 입력 2000년 2월 9일 20시 06분


올 들어 강세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던 일본 엔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엔화 약세는 국내 경제에 부담을 주고 증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게 일반적인 분석. 대우증권과 미국 메릴린치증권은 엔화 약세에 대해 서로 엇갈린 전망을 내놓았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엔화 환율은 작년말 100엔이 무너져 90엔대를 바라보며 강세기조가 유지될 것이란게 대세였다. 하지만 상황이 반전해 8일 109엔을 넘었고 110엔 진입을 위한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

▽엔화 약세의 배경〓미국 경제가 예상 밖의 활황세를 보이는 반면 일본 경제의 회복은 진전되지 않는게 가장 큰 원인. 미국의 작년 4·4분기(10∼12월)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은 5.7%였지만 일본은 2분기 연속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이 최근 금리를 0.25%p 올린 뒤 상반기에 0.5%p 추가인상을 고려중이지만 일본은 경기를 회복시키려고 실질금리를 0%대로 묶어야 하는 입장. 금리격차는 엔화자금의 미국 유입을 부추겨 엔화 약세를 가속화하는 요인.

▽국내 경제 주름살〓엔화 약세는 일본 상품 가격 하락을 불러와 한국 수출품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 반도체와 자동차 선박 컴퓨터주변기기 등 한국이 수출하는 30대 품목중 39%이상이 일본 수출품과 겹치기 때문.

수출부진과 채산성 악화는 금리상승과 주가하락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고 나아가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 동아시아지역 통화 약세를 초래해 이 지역내 상품경쟁도 치열해진다는 것.

▽엔화 약세는 3월까지〓대우증권은 일본의 막대한 경상수지 흑지가 엔화 약세를 저지할 것으로 지적. 세계적 정보통신관련 수요증가로 세계 최대의 전자통신부품 수출국인 일본의 흑자가 이어지고 구조조정중인 일본 기업도 외화자산을 팔아 본국에 보내고 있다는 것.

대우증권 박진곤과장은 “엔화는 2·4분기 이후 강세기조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 국내 증시에 미칠 악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며 “97년말 이전을 기준으로 원화가 엔화에 비해 20%이상 저평가돼 단기적 엔화 약세의 파장도 상쇄할 수 있다”고 말했다.

▽118엔대까지 간다〓메릴린치증권은 6개월후에 엔화가 118엔대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 은행들이 해외에 진출한 자국 기업들에 대한 대출을 늘리고 해외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역수입하면서 무역수지 흑자가 축소된다는게 이유.

메릴린치는 미국이 금리를 추가인상할 경우 미국과 일본간 금리격차가 확대돼 투기거래자들이 ‘엔매각-달러매입’을 더 확대하고 일본 정부의 재정적자 누적으로 부채가 신용등급을 위협할 수준으로 늘어난 것도 엔화 약세를 불러올 것으로 지적.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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