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체첸 즉각 휴전-정치 대화 요구

  • 입력 1999년 12월 18일 11시 22분


러시아군이 체첸 수도 그로즈니 함락을 목표로 막바지 공세를 펴는 가운데 17일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등 체첸사태의 정치적 해결을 위한 서방의 대(對)러시아 압력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측은 휴전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그로즈니에 대한 공격을 계속, 현재로서는 체첸사태가 평화적으로 해결되기 힘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EU 순번 의장인 미르티 아타사리 핀란드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에서 미-EU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성명을 발표, 체첸 전투의 즉각적인 휴전과 사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정치적 대화를 촉구했다.

양측은 또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한 무력 사용은 수용될 수 없는 일”이라면서 유엔고등난민판무관 및 국제적십자위원회와 함께 ‘건설적으로 일하고’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지원단이 체첸 인근 잉구세티야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을 요구했다.

또 이날 베를린에서 열린 서방 선진 7개국(G-7)과 러시아를 포함한 이른바 G-8외무장관 회의에서도 서방측 외무장관들은 크누트 볼리벡 OSCE 의장이 요청한 “완벽하고 즉각적이며 지속적인 휴전” 방안을 지지했다.

G-8 외무장관 회의 의장인 요시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은 체첸사태는 정치적 방법으로만 해결될 수 있다며 폭격 중단과 즉각적인 휴전을 러시아에 촉구했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은 러시아군의 그로즈니 공세 강화에 재차 우려를 표명한 뒤 국무부 관리들이 러시아에 대한 수출입은행 차관 협약 중단을 검토중임을 강조하는 등 러시아측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그러나 올브라이트 장관은 러시아와의 관계 유지가 미국의 국익이라고 강조하면서 “구체적 조치를 추정하는 것은 도움이 안된다”고 말해 러시아에 대한 제재방안 채택에 반대를 시사했다.

아울러 일본과 EU 등 다른 서방 강대국들도 제재를 꺼리고 있거나 실천에 옮길 수 없는 실정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특히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이날 독일 외교정책학회에서의 연설을 통해 OSCE의 체첸사태 중재방안에 반대한다고 밝혀 현재로서는 체첸사태의 평화적 해결전망이 어두운 실정이다.〈워싱턴ㆍ베를린 APㆍAFP연합〉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