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석유수출 중단]美 "뻔한 수법…오래 못갈것"

  • 입력 1999년 11월 24일 18시 37분


이라크가 석유수출을 중단한지 하루만인 23일 국제석유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원유가격이 소폭 하락했다. 이는 유엔과 이라크의 대립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며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지나친 유가급등을 막기 위해 생산량을 늘릴 것이라는 기대 섞인 관측에 따른 것.

많은 석유전문가들은 이라크가 석유수출을 한달 안에 재개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AFP통신이 24일 전했다.

미국은 이라크의 석유수출 중단조치가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 국무부 제임스 루빈 대변인은 “지난 5년간 이라크는 툭하면 석유수출중단이라는 정치적 책략을 구사해왔다”며 “이번 조치도 효과를 오래 지속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령 이라크가 석유수출을 상당 기간 중단하더라도 OPEC와 다른 국가들이 유가급등을 좌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OPEC는 감산합의를 내년 3월 이후까지 연장하려 하지만 유가가 배럴당 30달러를 넘는 것은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유가가 계속 급등하면 멕시코나 노르웨이 등 경쟁산유국들이 시장점유율을 상당 부분 빼앗을 가능성이 높고 OPEC 국가들의 상품수입가격이 높아지기 때문. 게다가 미국이 우호적인 산유국들에 증산을 요청하면 OPEC의 시장지배력은 더욱 약화된다.

OPEC는 감산합의 당시 적정유가가 배럴당 20∼22달러라고 밝혔었다.

그러나 OPEC의 감산방침에는 아직 변화가 없다. 프랑스를 방문중인 압둘라 할리파 알 타니 카타르 총리는 “이라크의 이번 조치는 일시적인 것으로 본다”며 OPEC의 석유증산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영이기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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