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하원, 콜 前총리 수뢰 연루설 조사 예정

  • 입력 1999년 11월 24일 01시 00분


독일 통일을 이끈 헬무트 콜 전독일총리가 뇌물스캔들에 휘말렸다.

독일 사민당과 녹색당 등 집권 연정은 22일 군수업체 티센이 91년 당시 집권당이던 기민당(CDU)의 재정책임자 칼하인츠 슈라이베르에 53만달러(약 6억3000만원)를 전달한 의혹을 하원이 조사하기로 결정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독일 하원은 내달초 뇌물의혹 조사위원회를 공식 발족해 콜전총리의 증언을 청취할 예정이다.

독일 언론은 티센이 91년 8월 스위스의 한 쇼핑몰에서 슈라이베르에게 뇌물을 전달한 직후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무기금수조치가 해제됐다면서 당시 총리이자 기민당 총재였던 콜의 연루설을 제기하고 나섰다.

검찰은 이미 티센 관계자들을 소환해 기민당과 정부 고위관리들을 상대로 로비를 벌였는지 여부를 수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콜 전총리는 “금수조치를 해제한 것은 이라크로부터 사우디를 보호하기 위해서였다”며 “뇌물의혹 주장은 ‘더러운 음모’”라고 비난했다.

일부 독일인들은 사민당(SPD)이 정권 출범후 최저수준으로 떨어진 인기를 만회하기 위해 야당 거물인사에 대한 사정작업을 시작했다는 분석도 하고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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