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석유수출 전면 중단… 유가 크게 올라

  • 입력 1999년 11월 23일 19시 57분


◆유엔 프로그램 반발

이라크 정부가 22일 석유수출을 전면 중단했다. 유엔이 ‘석유―식량 연계프로그램’에 따른 이라크 석유수출 추가 허용기간을 2주간으로 제한하자 이라크는 이에 반발해 석유수출 전면중단 조치를 취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석유생산 감축합의가 이례적으로 장기간 유지되는데다 주요 산유국에 속하는 이라크가 석유수출을 중단함에 따라 국제유가 상승세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그동안 이라크는 식량과 의약품 구입용으로 OPEC의 감산합의량과 비슷한 하루 210만여 배럴(세계 석유수요량의 3%)씩을 수출해 왔다.

프레드 에카르트 유엔대변인은 22일 “이라크가 터키 제이한항을 통해 수출해온 석유를 생산하는 키르쿠즈 유전을 봉쇄했으며 미나 알 바크르항 수출분도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라크 정부도 이를 확인했다.

이에 앞서 19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그동안 6개월씩 적용해온 이라크 석유수출 추가 허용기간을 2주간으로 제한했다.

안보리는 이라크에 대한 경제제재와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사찰을 연계하는 방안을 재검토하기 위한 임시조치로 이같이 결정했다.

◆美 "제재 안풀겠다"

유엔은 96년 12월 이라크가 식량과 의약품 구입용으로 6개월마다 52억달러 상당의 석유를 수출할 수 있도록 하는 ‘석유―식량 연계프로그램’을 마련한 바 있다.

안보리의 결정에 대해 이라크는 20일 “유엔의 수출제한 조치는 미국과 영국이 대(對)이라크 경제제재 해제를 지연시키려는 정치적 음모”라며 반발했다.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은 22일 이라크의 석유수출 중단조치에 대해 “이라크가 자국민을 볼모로 삼고 있다”고 일축했다. 대이라크 경제제재를 쉽게 풀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 국무부 제임스 루빈 대변인은 “이라크의 이번 조치가 이라크 국민에게 위기상황을 초래하지는 않을 것으로 믿는다”며 “구호물자가 이라크에 유입되고 있기 때문에 즉각적인 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의 석유수출 중단에 따라 22일 국제유가는 91년 1월 걸프전 발발 이후 최고치를 또 경신했다.

◆한때 27달러 돌파

미국 뉴욕시장의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이날 배럴당 26.70달러(내년 1월 인도분 기준)에 개장돼 한때 27.07달러까지 치솟았다가 19일보다 56센트 오른 26.70달러에 마감됐다.

영국 런던석유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도 걸프전 이후 최고 수준인 배럴당 25.90달러까지 올랐다가 19일보다 46센트 오른 25.53달러로 거래를 끝냈다.

〈유엔본부·바그다드외신종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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