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간첩혐의 복역 로버트김, 정부에 '절규의 편지'보내

  • 입력 1999년 10월 13일 00시 01분


간첩혐의로 구속돼 미국교도소에서 복역중인 로버트 김씨(한국명 김채곤)가 12일 ‘대한민국 정부에 드리는 공개질의서’를 외교통상부장관과 국방부장관 앞으로 보내왔다.

그는 공개질의서에서 96년9월 미 연방수사국으로부터 한국정부에 미국의 국방기밀을 누설했다는 혐의로 체포된 사건과 관련해 “나는 대한민국의 스파이였습니까, 아니었습니까”라고 묻고 정부의 답변을 요구했다.

그는 “나는 당시 간첩혐의를 벗기 위해 ‘공모’를 했다는 한국 정보장교를 재판 증인대에 세우고 싶었으나 한국의 입장을 생각해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서 “그후 나의 억울한 혐의를 벗겨주기 위한 한국의 협조를 기대하고 탄원도 했으나 아무런 조처가 없어 이에 공개질의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한국정부 무관과 ‘공모’해 미 국방기밀을 빼간 스파이라면 그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는 내 가족들에게 보상을 해줘야 할 것이며, 그게 아니라면 내가 스파이가 아니라는 것을 미국정부에 떳떳이 밝혀 내가 감옥에서 나갈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특히 “97년11월 당시 김영삼대통령은 ‘한국정부는 조금도 개입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는데 왜 나는 한국정부와 내통했다는 혐의로 간첩죄를 쓰고 있느냐”며 “왜 한국정부는 침묵만 하는가. 정부의 체면만 중요하고 나의 인권은 중요하지 않은가”라고 따졌다.

한편 서울NGO세계대회가 열리고 있는 서울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 내 홍보관에는 로버트 김 구명운동을 위한 홍보부스가 마련됐다.

‘로버트 김 구명위원회’(위원장 이세중·李世中)가 마련한 이 부스에는 12일 하루에만 200여명의 관람객이 찾아 와 그의 석방을 촉구하는 탄원서에 서명했다.

〈이철희·홍성철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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