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외환정책 혼선 엔화 급반등…환율 106엔대서 104엔대로

  • 입력 1999년 9월 27일 18시 44분


엔화 강세 속에서 일본의 외환정책이 혼선에 빠졌다.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일은)은 통화량을 늘리기 싫어한다. 그러나 정부와 재계는 그런 일은을 성토하고 있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하야미 마사루(速永優)일은총재는 26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탄력적으로 풍부한 자금을 공급할 것이며 환율변화에 적절히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일은의 정책변화를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그는 27일 “일은의 21일 결정(기존정책 유지)은 달라진 것이 없다”고 뒤집었다.

그러자 사카이야 다이치(堺屋太一)경제기획청장관은 “일은의 통화정책 불변방침은 꼬리가 개를 흔드는 격(본말이 전도됐다는 뜻)”이라고 비꼬며 통화량 확대를 촉구했다. 노나카 히로무(野中廣務)관방장관은 “일은도 정부의 일원임을 잊지 말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이런 혼선으로 27일 도쿄외환시장에서는 엔화환율이 출렁거렸다. 오전에는 일은의 정책변경에 대한기대로엔화가치가 달러당 106엔대로 밀렸으나 오후에는 104엔대로 급반등했다. 닛케이평균주가도개장초큰폭으로올랐으나 오후에 약세로 반전했다.

일본 외환전문가들은 미일 정부와 일본재계의 압력에 일은이 결국 굴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은이 버티는 것은 중앙은행의 자존심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도쿄〓권순활특파원〉

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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