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듐' 국내가입자 피해 우려…美이리듐社 파산신청

  • 입력 1999년 8월 15일 18시 44분


글로벌 위성휴대전화 서비스업체인 미국의 이리듐사가 법원에 파산을 신청함으로써 지분을 투자한 SK텔레콤의 손실은 물론 2500여명에 달하는 국내가입자의 피해가 우려된다.

이리듐은 13일(현지시간)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 채무조정 협의를 위한 자발적 파산을 신청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이리듐의 파산신청은 15억달러의 빚을 갚지 못해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졌다고 밝힌지 이틀만에 이뤄졌다.

존 리처드슨 이리듐회장은 “파산신청은 채무조정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방안”이라며 “자발적 파산신청으로 채무상환계획이 마련될 때까지 영업을 계속할 수 있게 됐으며 서비스와 영업도 정상적으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이리듐 국내사업자인 SK텔레콤도 15일 국내 가입자에 대한 서비스에는 아무런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리듐은 사업시작 6개월 뒤인 올3월말까지 세계적으로 가입자를 1만여명밖에 확보하지 못한데다 올해 1·4분기(1∼3월)에만 5억500만달러의 손실을 내는 등 심각한 경영위기에 빠져있어 사실상 회생은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리듐은 ‘단말기 하나로 전세계 어디서나 통화한다’는 슬로건 아래 세계 29개 투자자들이 합작한 회사. 66개의 저궤도 위성을 띄워 통화를 연결해주지만 위성수명이 5∼8년에 불과해 운영비가 비쌀 수밖에 없고 단말기가 지나치게 크고 비싼 약점을 안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리듐사에 8200만달러를 투자, 3.5%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올2월부터 국내가입자를 모집해 지금까지 2500여명을 확보했다.

SK텔레콤측은 “이리듐의 자발적 파산신청은 우리나라의 화의신청이나 부도유예협약과 유사한 것”이라면서 “앞으로 3개월∼1년간 정상적인 영업을 계속하면서 구조조정과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회생의 길을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학진기자〉jean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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