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사히신문, 「美원폭실험」 기상전문가 일기 공개

  • 입력 1999년 8월 2일 19시 26분


첫 원폭 실험에서 실전 투하까지 불과 20여일. 그 배경에는 소련을 견제하려는 헨리 트루먼 미국대통령의 욕심이 있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45년 7월 미국 뉴멕시코주에서 실시됐던 사상 최초의 원폭실험 과정을 기록한 잭 하버드박사의 일기 사본을 입수해 2일 보도했다.

하버드박사는 원폭개발계획에 기상전문가로 참여했다. 그는 45년 7월18일부터 21일 사이가 실험의 적기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워싱턴은 16일 새벽이 어떠냐고 타진해 왔다.

17일 포츠담선언을 앞둔 트루먼대통령이 원폭실험으로 소련을 참전시키지 않고도 일본을 항복시킬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그는 나중에 알게 됐다.

결국 16일 오전 2시에 실험시간을 결정하기로 했다. 그의 예상대로 악천후. 실험시간은 비가 갤 것으로 예상되는 오전 5시반으로 결정됐다.

그로브스 육군소장은 “만약 예보가 틀리면 당신을 교수형에 처하겠다”고 말했다. 실험은 성공했고 첫 원폭은 8월6일 일본 히로시마(廣島)에 투하됐다.

당시 ‘죽음의 재’(방사능 낙진)에 대한 연구도 상당히 진척됐으나 이를 무시하는 군수뇌부와 연구진이 갈등을 빚기도 했다.

릿쿄(立敎)대 핫토리 마나부(服部學·핵물리학)명예교수는 이 일기를 ‘1급 사료’라고 평가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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