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치올리나, 70년대 모국 헝가리 첩보원』英紙보도

  • 입력 1999년 7월 22일 19시 13분


헝가리 출신 포르노 배우로 이탈리아 국회의원에 당선돼 화제가 됐던 치치올리나(본명 이로나 스탈러·47)가 70년대 초반 공산국가 헝가리의 첩보원으로 활동했었다고 영국 더 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치치올리나의 증언에 따르면 18세 때인 70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시내의 한 호텔에서 종업원으로 일할 당시 헝가리 정보기관이 “접대하는 외국 인사들의 활동에 관한 정보를 주면 돈을 주겠다”고 제안했다는 것.

당시 헝가리 내무부에 근무하던 아버지는 신중하게 결정하라고 충고했으며 치치올리나는 흥미를 느껴 정보원 일을 수락했다.

치치올리나는 당시 업무는 미국 독일 아랍국가의 투숙객과 사귀며 그들이 누구를 만나 무슨 일을 하는지를 보고하는 비교적 단순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헝가리 정보기관이 ‘목표 인물’로 지목했던 한 미국 관리와는 정이 들어 함께 살기도 했으나 몇년 후 살해됐다고 한다. 치치올리나는 누군가에게 그를 살해할 정도의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당시 접촉한 인사 중에는 이탈리아 정치인도 있었다.

치치올리나는 76년 이탈리아로 건너와 포르노 배우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헝가리 정보기관은 계속 활동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거절했다. 87년 국회의원에 당선돼 5년간 의원생활을 했다.

치치올리나는 당시 활동에 대해 “나를 필요로 하는 체제가 있었기에 활동했을 뿐이며 일종의 게임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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