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고위급회담 뭘 다룰까?]미사일이 주의제될듯

  • 입력 1999년 6월 20일 18시 41분


23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북―미 고위급회담의 명분은 지난달 실시됐던 미국의 금창리 핵의혹시설 방문조사 결과를 북한측에 공식 통보하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파악된 미국 국무부의 분위기는 “핵시설로 판정할 만한 결정적인 물증이 없다”는 것. 따라서 금창리 문제에 관한 한 새로운 이슈를 만들기보다는 사안을 마무리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남북간 서해교전사태가 벌어지고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 추가발사 징후가 포착된 시기에 회담이 열린다는 점에서 ‘주제’보다는 ‘부제’가 핵심현안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온갖 현안들이 논의되겠지만 무엇보다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도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실험 저지가 가장 뜨거운 현안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회담의 미국측 대표로 지명된 찰스 카트먼 한반도 평화회담 담당특사의 가장 큰 임무 또한 대화 분위기를 해치는 북한의 도발적 행동억제가될전망이다.

카트먼 특사의 설득이 얼마큼 주효할는지는 미지수다. 카트먼 특사와 북한측 대표인 김계관(金桂寬)외무성부상은 지난해 8월 뉴욕에서 협상을 벌이던 중 북한의 미사일 발사실험 소식을 들어야 했다. 이는 두 사람 역할의 한계를 나타내주는 대목이다.

최근 북―미간에 윌리엄 페리 대북정책조정관과 강석주(姜錫柱)외무성제1부상의 대화채널이 새로 개설된 점으로 볼 때 이번 베이징 회담의 성격은 현안타결이 아니라 협상분위기 성숙을 위한 장애요인 제거, 또는 이를 위한 대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대두되고 있다.

〈윤영찬기자·워싱턴〓홍은택특파원〉

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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