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서해지역 비상경계 돌입… 美 核잠수함 긴급배치

  • 입력 1999년 6월 17일 00시 18분


남북한 함정간 교전상황이 발생한 지 하루 뒤인 16일 서해상에서 북한 경비정들이 더 이상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하지 않았지만 군당국은 이들의 동태를 예의 주시하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군당국이 서해5도 군부대를 중심으로 전군에 ‘데프콘3’에 준하는 비상경계태세를 유지토록 하자 북한의 서해5도 지역 부대도 비슷한 수준의 경계태세에 돌입했다.

서해상 대치상황이 계속되면서 미국은 이날 하와이에 주둔중인 핵 잠수함 수척을 한국에 긴급배치했으며 코소보사태로 걸프해역에 파견된 키티호크 항공모함도 예정보다 빨리 일본으로 복귀토록 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우리해군과 교전 직후 NLL 북쪽으로 퇴각했던 북한경비정 5척이 이날오후 7시반 현재 NLL 북쪽 6㎞ 해상에서 북한 꽃게잡이 어선 10여척과 함께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해군은 북한 서해안에 배치된 76.2㎜와 100㎜ 해안포의 사정권을 피해 NLL 남쪽의 완충구역 아래에 고속정 초계함 상륙정 등을 대기시켰으며 북한경비정이 남하하면 곧바로 함정을 전진배치해 밀어내기와 NLL 봉쇄작전을 벌일 계획이다.

이와 관련, 조성태(趙成台)국방부장관은 김진호(金辰浩)합참의장 및 해군작전사령관에게 “북한이 우리 해군을 공격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서 구체적인 대응계획을 세우라”고 지시했다.

군당국은 북한이 해안포는 물론 실크웜 미사일이나 SA5미사일로 우리 해군 함정이나 서해상에서 초계활동중인 전투기를 공격하는 등의 상황을 가정해서 즉각 반격한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특히 해군은 북한이 남포와 해주 연락소의 잠수함 및 공작모선을 이용해 국지도발을 벌이거나 어뢰정 또는 유도탄정 공격을 할가능성에 대한 대비태세를 갖췄다.육군과 공군도 데프콘3에 준하는 경계태세를 유지하면서 공중 초계활동중인 비행기를 하루 평균 40대에서 80대로, 공군정보수집기 RF4기를 1대에서 2대로 늘렸다.

수도권 방공포부대에는 무장대기명령이 내려져 8분 이내에 즉시활동을 개시할 수 있도록 했다.

주한미군도 이날부터 전장병이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하도록 지시하고 대북정보감시 태세인 워치콘2를 계속 유지했다.

〈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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