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로셰비치「사면초가」…반대세력 사임 촉구

  • 입력 1999년 6월 15일 01시 11분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 대통령이 국내외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궁지에 몰리고 있다.

밀로셰비치의 지지기반인 유고의 세르비아 민족주의자들은 “평화안 수용은 유고의 항복”이라며 속속 등을 돌리고 있고 반대세력은 민주화를 요구하며 공공연히 밀로셰비치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14일에는 극우민족주의 성향의 ‘세르비아 급진당(SRS)’이 유고군의 코소보 철수와 국제평화유지군(KFOR)의 진주에 반발해 세르비아공화국 연립정부에서 탈퇴했다. 유고 연방의 일원인 몬테네그로공화국의 밀로 듀카노비치 대통령은 이날 연방탈퇴를 경고하고 나섰다.

세르비아 각료 35명 중 15명을 차지하고 있는 밀로셰비치의 오랜 지지세력인 SRS의 이탈로 세르비아 정부는 밀로셰비치가 이끄는 사회주의당(SPS)과 그의 부인 미라 마르코비치가 이끄는 유고좌익당(JUL)이 장악하게 됐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 주둔을 허용해 밀로셰비치와 사이가 좋지 않은 듀카노비치 몬테네그로 대통령은 이날 “밀로셰비치가 실질적인 민주화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연방에서 탈퇴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밀로셰비치를 비판하다 4월에 해임된 부크 드라스코비치 전 유고 부총리도 △조기총선과 민주기구 구성 △유럽연합(EU)과의 관계 정상화 등을 주장하며 밀로셰비치를 압박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반대세력은 “전범으로 기소된 대통령이 어떻게 국가를 통치할 수 있느냐”며 밀로셰비치의 사임을 촉구하고 있다.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 등 서방지도자들도 밀로셰비치가 대통령으로 있는 한 전후 복구비 지원을 하지 않겠다며 밀로셰비치를 압박하고 있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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