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캔들의 주인공은 30여년동안 자선의료단체를 설립, 운영한 공로로 프랑스정부로부터 레종도뇌르 훈장까지 받은 자크 크로즈마리에 전 프랑스암연구협회(ARC)회장(73). 크로즈마리에는 25일 공금횡령 문서위조 등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임원들과 공모해 가짜영수증을 발행하거나 기부금 액수를 조작하는 방법으로 90년부터 95년까지 모은 기부금 가운데 2억∼3억프랑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프랑스인들이 더욱 분개하는 것은 그의 사치스러운 생활. 그는 ARC회장 재직시 3백70만프랑짜리 호화빌라를 구입하는가 하면 임원들에게 매달 5만프랑, 운전기사에게 3만프랑을 지급하는 등 주변에 돈을 뿌렸다. 89년에는 프랑스 기자 36명을 초청해 1주일동안 중국관광을 시켜주기도 했다.
95년 프랑스 회계감사원이 자선단체에 대한 감사를 벌여 ARC가 기금의 30% 미만을 연구비용으로 써왔다는 사실을 밝혀내면서 그의 전성시대는 끝이 났다. 그는 96년 1월 회장직에서 물러난 뒤 비리수사가 시작돼 지난해 2월 재산이 압류되고 검찰에 체포되자 손목 동맥을 끊어 자살을 기도하기도 했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