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CIA국장 극비파일 관리소홀…비밀취급인가 취소 위기

  • 입력 1999년 4월 12일 19시 51분


미국의 가장 비밀스러운 정부기관인 중앙정보국(CIA)의 국장을 지낸 존 도이치가 비밀문건을 잘못 관리한 혐의로 비밀취급인가증을 빼앗길 지도 모르는 처지가 됐다.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12일자 최근호에서 CIA 보안전문가들이 도이치 전 국장이 보안성없는 컴퓨터에 국가비밀 파일을 방치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보도했다. 이에따라 CIA는 한때 조직의 수장이었던 도이치를 비판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준비중이며 그의 비밀취급인가 취소를 검토중이라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CIA요원들은 96년 12월 도이치가 퇴임한 직후 정기 보안검사를 위해 그의 자택을 방문했다가 그가 컴퓨터에 31건의 비밀 파일을 보관 중인 사실을 발견했다는 것. 도이치는 보안조처가 취해진 컴퓨터를 갖고 있었는 데도 비밀 파일을 허술하게 보관했다.

미 법무부는 CIA로부터 수사를 의뢰받아 1년동안 조사를 벌였으나 고의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해 도이치를 기소하지는 않기로 결정했다.

비밀을 잘못 관리한 사실이 드러난 뒤에 도이치는 대량살상무기 확산 저지를 연구하기 위한 연방위원으로 임명돼 다시 1급 비밀취급 인가를 받았다. 이에따라 CIA가 사후처리를 잘못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빌 하로 CIA 대변인은 뉴스위크의 보도에 대해 “사건은 알고 있으나 논평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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